오늘의 헌책 : 분초사회의 독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서울책보고 서가 한구석에 오랫동안 숨어있던 헌책,

그 쓸모와 오늘의 트렌드를 연결하는 시간

 

 

사냥꾼의 실패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 청림출판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출간되었던 2011년부터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많이 읽고 찾는 책입니다. 그래서 2020년에는 출간 10주년을 맞이해 개정증보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꾸준히 사랑받아 왔던 이유는 인터넷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특히 뇌에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상생활은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가 발달하면서 우리가 읽고 쓰고 접하는 것들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생활이 용이해짐에 따라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고 있고, 더 똑똑하고 지식을 많이 얻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분초사회에서 시간의 가성비가 중요하게 된 이유는 많은 정보가 쏟아지듯 밀려오는 스마트 시대에 그 정보를 모두 파악하기 어려울뿐더러 양질의 정보를 보장할 수 없기에 더더욱 짧은 시간에 질 좋은 정보를 얻는 행위 자체가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정보가 쏟아지면서 짧게 요약된 정보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게 되고, 또 읽고 볼 것들이 많아지기에 멀티태스킹을 추구하게 됩니다.

 

 

분초사회 속에서 독서 또한 이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책을 스스로 깊게 정독하는 것이 아니라 책 요약본을 선호하게 되고 그에 따른 인기가 늘기도 했습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이미 경험하고 분석한 글이 있습니다.

“그는 "가만히 앉아서 첫 장에서 마지막 장까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도 못하거니와 웹을 통해서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더 빨리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온라인에서 "능숙한 사냥꾼"이 되는 법을 배우면 책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책을 직접 읽지 않아도 요약본을 보고, 여러 정보를 더하고 취합하는 것이 익숙하고 편한 때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또 위 문장처럼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빠르게 책을 이해할 수 있어 유익하다고 판단되기에 이를 계속 유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에서도 결국은 다시 전통적인 방식을 돌아가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게 만듭니다.

“다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컴퓨터 앞에 앉아 학습과 관련한 상반된 이론을 설명하는 온라인 논문 두 개를 읽게 했다. 한 논문은 "지식은 객관적이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다른 논문은 "지식은 상대적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각각의 논문에는 비슷한 제목이 달려 있고 형태도 비슷했다. 또 독자들이 재빨리 이동해 두 이론을 비교할 수 있도록 다른 논문이 링크되어 있었다. 연구자들은 링크를 이용하는 이들의 경우 순서대로 하나의 논문을 읽고 다음 것을 읽은 사람들보다 두 이론과 그 차이점들에 대해 더 풍부하게 이해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러나 그들의 가설은 틀렸다. 이후 논문의 이해 정도를 알아보는 테스트에서 논문을 선형적으로 읽는 피실험자들이, 페이지를 앞뒤로 클릭한 사람들보다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자들은 링크가 학습을 방해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스마트시대는 우리에게 유익한 점을 주기도 했지만 때로는 잃는 것을 만들기도 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것들 더 중요하게 여길지, 이 순간에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결정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서울책보고 밍키서점, 평화서림 서가나 온라인헌책방에서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미 판매가 완료된 도서는 검색되지 않으니, 서울책보고 홈페이지나 온라인헌책방에서 헌책을 검색하실 때 꼭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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