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책보고 웹진

Vol. 34

INSIDE

[세렌디피티] 빨간펜 대신 연필

Serendipity

예기치 않은 메모나 물건을 발견하다

빨간펜 대신 연필

문장 교정기호의 기록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행운이란 뜻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서울책보고 서가 속 헌책들 속에도 우연히 발견되는 것들이 있답니다.

오래된 메모나 물건들이 마치 유물처럼 발견되는데요.

헌책들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대의 흔적들은 헌책의 또 다른 매력인 듯해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헌책 속 유물은 바로 문장 교정기호의 기록입니다.

📚 《법의 정신》, 샤를 드 몽테스키외, 동서문화사

이번 세렌디피티가 발견된 책은 《법의 정신》입니다.

그리고 책에서 발견된 세렌디피티는 바로, 문장 교정기호의 기록입니다.

입고 담당자분께서 발견한 책은 펼쳐보자마자 놀람의 연속인 책이었습니다.

두꺼운 벽돌 책인 《법의 정신》에는 문장 교정기호와 메모가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맞춤법과 문장 교정을 연습한 걸까 생각했습니다. 관련 전공의 전문가가 살펴본 책은 아닐지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중간중간 수정 요청의 말이 담겨있는 페이지도 있어 책을 수정하는 것인지, 인용을 위해 준비한 것인지 다양한 추측이 늘어갔습니다.

메모가 가득 담겨있는 책이 어떻게 헌책방을 통해 들어오게 되었는지 사연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세렌디피티가 발견된 《법의 정신》은 제목 그대로 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법률에 대한 탐구에 대한 기록이 담긴 정치철학서이자 몽테스키외의 대표 저서이기도 하며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의 정치철학서는 지금 시대에도 사람들이 찾는 책입니다.

발견한 세렌디피티는 띄어쓰기부터 시작해서 문장의 배열, 단어의 수정 등 정말 글을 꼼꼼하게 보고 교정한 것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어떻게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이렇게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는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전달받고서는 한참 동안 책을 읽는 것이 아닌, 구경하게 되었답니다.

글을 쓰고 읽다 보면 계속되는 문장과 단어로 틀린 것도 틀린 것으로 보이지 않게 되는 순간들을 종종 경험하는데 호흡이 긴 글을 어떻게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는건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교정기호가 가득한 책을 살펴보며 책을 만들고 준비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 정성과 시간을 쏟고 꼼꼼하게 준비하셨는지가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준비해서 나온 책이 참으로 소중하고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됐습니다. 모든 책은 이렇게 교정을 거쳐 나왔을것이라 생각하니 출판된 책이 빛나 보이는 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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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 드린 《법의 정신》은 서울책보고 청계천서점 서가나 서울책보고 온라인헌책방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미 판매가 완료된 도서는 검색이 되지 않으니, 서울책보고에서나 온라인헌책방에서 헌책을 검색하실 때 꼭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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