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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0

INSIDE

[세렌디피티] 준비하시고~ 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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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은행 본점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었습니다.
 
Serendipity 
예기치 않은 메모나 물건을 발견하다
 
준비하시고~ 쏘세요!!
고전에 잠들어 있던 복권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행운이란 뜻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서울책보고 서가 속 헌책들 속에도 우연히 발견되는 것들이 있답니다.
 오래된 메모나 물건들이 마치 유물처럼 발견되는데요.
헌책들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대의 흔적들은 헌책의 또 다른 매력인 듯해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헌책 속 유물은 무엇일까요?
바로 복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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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2023년 8월의 어느 날, 밖은 무척 더웠지만,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헌책 향기로 가득한 서울책보고 내부는 쾌적했습니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던 저는 철제 서가 속 이곳저곳을 누비며 휴가 동안 읽을 책을 찾고 있었습니다. 긴 휴가이니 단편보다는 장편을 읽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던 차에 책 세 권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그 책 안에서 이번 세레디피티가 발견되었지요. 

Emotion Icon 박종화 《삼국지》 2권, 3권, 5권, 어문각,
1994년 12월 10일 펴냄(상현서림 / 각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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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에 어문각에서 출판한 중국 고전 문학 《삼국지》입니다. 《삼국지》는 중국 명나라 시대에 나관중이라는 사람이 3세기경의 중국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쓴 《삼국지연의》라는 역사소설입니다. 중국 삼국시대의 역사가였던 진수가 기록한 역사서 《정사 삼국지》를 바탕으로 창작한 이야기이며, 역사를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삼국지연의》 내용 안의 사건이 모두 허구는 아니지만, 창작이 많이 가미되었기에 실제 역사와는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삼국지》는 박종화, 이문열, 황석영, 박태원, 정비석, 김홍신, 김구용, 황병국 등 많은 사람이 번역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삼국지》를 읽을까 하고 검색하다 보면 다양한 선택지 안에서 자신의 기호에 맞는 《삼국지》를 만나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저는 19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독자들에게 가장 널리 읽혔다는 월탄 박종화의 《삼국지》를 좋아합니다. 다소 오래된 번역체라서 선뜻 읽기가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그 점이 오히려 《삼국지》의 예스러운 느낌을 잘 살려내는 듯해서 좋습니다. (사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삼국지》는 고우영의 만화《삼국지》입니다. 네.... 읽기 편한... 만화Emotion Icon입니다.Emotion 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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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만의 풍자와 유머, 재기발랄한 해석이 가득한 작품.
만화 장르를 넘어 《삼국지연의》를 현대적으로 잘 해석했다는 평을 받았다.
서울책보고에서 전시 판매 중이던 《고우영 삼국지》 초판본 세트가 2023년 6월에 2백만 원에 판매되었다. 

그런데!! 상현서림 서가에서 있는 월탄 박종화의 《삼국지》를 발견했습니다. 어문각에서 출판한 양장본 《삼국지》 세 권이 딱!! 어문각의 박종화 《삼국지》는 총 8권 세트입니다. 박종화《삼국지》는 1968년에 삼성출판사에서 처음 출판이 되고, 이후 대현출판사, 어문각에서 출판되었다가 현재는 달궁이라는 출판사에서 전 10권 세트로 만들고 있습니다. 삼성출판사, 대현출판사에서 출판된 책은 오래되어서 그런지 희귀한 편에 속하는 데 어문각에서 나온 박종화 《삼국지》는 비교적 많이 보이는 편입니다. 하지만 보통 일반제본으로 된 것만 있어서 양장본을 보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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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1969년 삼성출판사 박종화 《삼국지》 © 블로그 나무꾼 쉬는 곳 

(오른쪽) 1984년 어문각 박종화 《삼국지》 © 블로그 welcome tp m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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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어문각 출판 박종화 《삼국지》 양장본(상현서림 / 각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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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어문각 출판 박종화 《삼국지》 3권 양장본_겉표지 제거(상현서림 / 6,000원) 


2권, 3권, 5권이 있어서 한 권씩 펼쳐보는데, 3권에서!! 이번 세렌디피티가 등장했습니다. 그것도 《삼국지》의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라고 여겨지는, 유비, 관우, 장비 형제가 제갈공명을 처음 만나는 삼고초려의 장(章)에서요.
바로 올림픽복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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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은 번호나 그림 같은 특정 표시가 있는 표입니다. 추첨 등을 통해 표시가 일치한 표에는 상금이나 상품을 줍니다. 어떤 복권은 추첨일이 정해져 있어서 추첨날을 기다려야하고 또 어떤 것은 은박을 긁어 내 바로 당첨을 확인할 수도 있는데요, 여러분은 복권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복권이 제일 먼저 떠오르세요? 저는 로또복권입니다. 다른 분들도 복권이라는 단어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로또복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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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또 복권은 최고 당첨금액의 제한이 없는 복권이며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12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 MBC <생방송 행복드림 로또 6/45> 추첨 방송

 
복권의 시작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원전 약 250년경 중국 진나라에서 만리장성을 쌓고 국방비를 마련하기 위해 케노라는 복권을 팔았다고 전해집니다. 서양에서는 로마 아우구스투스 시대((기원전 63년~서기 14년)부터 복권이 생겼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경품 이벤트 수준이었다고 하는데요, 네로 황제(서기 37년~68년) 때부터 로마의 도서 건설 자금을 만들기 위해 본격적으로 복권을 발행했다고 합니다. 긍정적인 측면이 두드러지며 계속 발행되던 로마의 복권은 귀족들의 퇴폐 오락에 이용되며 서로마 멸망의 계기가 되었으며 부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더는 발행하지 않았습니다. 16세기에 공익사업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복권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1530년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공공사업을 위해 발행한 피렌체 로또는 최초로 현금으로 당첨금을 지급하는 번호 추첨식 복권으로 최초의 현대식 복권이라고 합니다. 로또 lotto는 이탈리아어로 행운을 뜻하는데요, 피렌체 복권의 성공으로 로또 lotto라는 단어는 복권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복권 및 복권기금법으로 복권위원회가 정한 기금사업의 목표와 필요에 따라 복권이 발행되고 있습니다. 복권발행의 수익금은 의료지원, 복지지원, 교육지원, 지방자치 재정지원 등 국민의 궁극적인 생활 향상을 위한 공익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쓰이며 사회 발전에 공헌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복권의 역사는 조선 후기부터 시작됩니다. 조선 후기에 작백계, 산통계라는 것이 있어서 각 계원의 이름을 적은 알을 넣고 뽑힌 계원이 당첨되는 형식이 복권의 시초라고 합니다. 근대 이후에는 런던올림픽 참가경비를 마련하기 위한 올림픽 후원권이라는 근대 이후 최초의 복권이 발행되었고, 후생복표, 애국복권 등도 있었다고 합니다. 1969년에 주택복권이 최초의 정기복권 시대를 열었으며 현재는 온라인 복권, 인쇄식 복권, 인터넷 복권 등이 발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세렌디피티는 인쇄식/추첨식 복권인 올림픽복권인데요, 올림픽복권(The Olympic Lottery)은 주택은행에서 발행한 추첨식 복권입니다. 1988 서울 올림픽 개최가 확정되고 1983년부터 1988년 12월까지 매주 한 번씩 발행했습니다. 원래는 1969년부터 주택복권이 나오고 있었는데 이 기간에는 올림픽복권으로 발행되었지요. 1989년부터는 다시 주택복권이 발행되었습니다. tvN 드라마<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이(배우 안재홍)가 당첨되어 집안을 일으킨 복권이 바로 올림픽 복권입니다. <정봉이가 6수생이어도 혼낼 수 없는 이유>라는 유튜브 영상도 있네요. 궁금하시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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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Icon [#응답하라레전드] 정봉이가 6수생이어도 혼낼 수 없는 이유 (ft.인생한방)
 
1993년까지 매주 일요일 낮에 추첨 방송을 했습니다. 가수와 코미디언의 공연이 먼저 진행되고 추첨이 진행되는 방식었어요. 추첨 방식은 주로 다트 쏘기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다트를 쏠 때 나오는 사회자의 ‘준비하시고~ 쏘세요!!’라는 멘트가 정말 유명했습니다. 올림픽복권 때는 잠시 공 추출기 방식이 사용되었다고 하는데요, 주택복권으로 바뀌며 다시 다트 쏘기 방식으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추억의 추첨 방송~!! 궁금하시면 클릭하세요~
 
Emotion Icon 준비하시고~🎯쏘세요! 볼거리 풍성했던 8090💰복권방송💰

주택복권은 1980년대까지 국내에서 발행되는 복권 중에서 가장 점유율이 많은 복권이었지만 90년대에 등장한 즉석 복권인 엑스포 복권, 2002년부터 발행된 로또복권에 점유율을 거의 내주다가 2006년 3월에 발행을 중단했습니다.

참!! 이 제230회 올림픽복권의 당첨 여부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복권 주인이 이것을 산 것을 깜빡하고 책 사이에 넣어두고 잊어버렸는데 혹시 당첨된 복권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까 봐 특별히 조사해 보았습니다.
추첨일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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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8월 30일이죠?
1987년 8월 31일 월요일에 나온 동아일보 석간을 찾아보았습니다. 
8면입니다. 올림픽 福券복권 당첨 번호 제230회가 보이시나요?
 
잘 안 보이시죠? 더 키워보겠습니다.
 

잘 보이시나요?
세렌디피티 복권의 번호는 5조 373559입니다. 6등도 아닙니다Emotion Icon
이 복권은 당첨이 되지 않은 복권이네요.
저 위에 복권 뒷면 사진을 보면 볼펜으로 죽죽 그어 놓은 엑스자가 있는데 당첨되지 않았다는 뜻이었나 봅니다.Emotion 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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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박종화삼국지》에서 발굴한(?) 올림픽복권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어떠신가요? 그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시나요? 아니면 경험해 보지 못한 그 시대가 궁금해지시나요?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오래된 종이 한 장일 뿐일 수 있지만,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특별한 물건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번 웹진의 주제처럼 헌책에서 나온 옛날 복권 한 장에 약간은 과몰입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드네요Emotion Icon 

서울책보고 서가에는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많은 유물이 헌책 속에서 잠자고 있어요. 꼭 한번 만나러 오세요
 
오늘 소개해 드린 《박종화 삼국지》 2권, 3권, 5권은 서울책보고 상현서림 서가나 서울책보고 온라인헌책방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미 판매가 완료된 도서는 검색이 되지 않으니, 서울책보고에서나 온라인헌책방에서 헌책을 검색하실 때 꼭 참고해 주세요. 그리고 세렌디피티 복권은 서울책보고에서 전시 용도로 별도 보관하고 있어서 판매 중인 도서에는 들어있지 않으니 이 점도 꼭 참고해 주세요.Emotion 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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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Icon참고한 웹사이트 목록

용인 시민 신문 <‘로또’는 행운 의미>

네이버 지식백과 <복권>

동행복권 <복권 바로알기>

위키백과 <올림픽복권>

위키백과 <주택복권> 

 

 

 

 

 

섬네일 : 가수 싸이(PSY)의 뮤직비디오 '댓댓(That That)' 의 한 장면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8dJyRm2j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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