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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4

INSIDE

[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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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글, 민경욱 옭김, 하빌리스, 2021 

운영관리팀 K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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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법은 피해자를 위한 것도 아니고 범죄 방지를 위한 것도 아니다.

소년은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이라는 전제 아래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피해자의 슬픔이나 억울함은 반영되지 않고 실상은 무시되었다.

공허한 도덕관일 뿐이다. ”


이야기 속 딸을 잃은 아버지 나가미네의 독백입니다. 나가미네의 딸 에마는 친구들과 불꽃놀이 축제를 구경 후 귀가하던 도중 납치되어 잔인하게 살해당합니다. 범인은 죄의식과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는 미성년 범죄자 두 명이었습니다. 범인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중에 나가미네에게 한 통에 메시지가 옵니다.


" 나가미네 에마는 스가노 가이지와 도모자키 아쓰야, 두 사람에게 살해당했다. “


반신반의하면서도 도모자키의 집에 숨어든 나가미네는 충격적인 영상을 보게 되고 그 순간 피해자는 가해자로 변하게 됩니다. 이후 나가미네는 도주극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인물들의 시점을 교차로 보여주고 각자의 감정과 고뇌를 자세히 보여줍니다. 책을 읽으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중 가장 많은 생각을 한 것은 ‘과연 사적 복수에 정당함을 부여할 수 있을까?’입니다. 소설 속 와카코라는 인물은 나가미네를 숨겨주면서도 남은 복수를 멈추도록 계속 설득합니다. 딸을 잃은 부모의 마음에 공감하면서도 복수의 끝에 남은 공허함과 피해자의 유족이 범죄자가 되어 버리는 결말은 너무 비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고 대다수 사람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법은 인간이 도덕성을 지니고 살 수 있게 해주는 최소한의 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법을 거스르는 일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매체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끔찍한 소식들 사람을 해하고도 뻔뻔한 범죄자들을 보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죄자들을 갱생시켜 사회로 복귀시키는 것이 옳은 것인가?

정의라고 생각하는 국가와 법이 사람들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인가?

우리가 정의의 칼날이라고 믿는 것이 정말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인가?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이 2004년도에 쓰였는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니까요. 저의 개인적인 견해로 무엇이 옳다 하고 말할 수는 없지만 깊이 와닿았던 인물의 대사를 끝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 범인에게 복수한다고 해서 구원받는 게 아니라는 것은 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내일도 없다.

하지만 복수라도 하지 않으면 더 아픈 고뇌의 날들이 기다린다.

지옥 같은 인생이 죽을 때까지 이어질 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부조리하게 빼앗긴 인간에게 그 어디에도 빛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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