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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1

SPECIAL

[오은의 오늘의 시] 헌책_아직 오지 않은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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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책

—아직 오지 않은 말들


 

                                                     오은

 

 

 

미래, 라고 말하면 거창하지만

미래를 뜯어보면

하루하루의 낱장이 흩날리기 시작해


내일이 매일 오는 것처럼 


미래, 라고 말하면 막연하지만

미래를 들여다보면

아직 오지 않은 말들을 떠올리게 돼


모험

상상할 때는 초콜릿이지만

첫발을 뗄 때는 진창일지도 몰라


희망

여운처럼 가시지 않는 것

어떻게든 남아서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

벌써 왔어도 늘 기다리는 것


성공

크지 않아도 좋으니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부디 내가 감당할 수 있었으면


사랑 

이미 왔다가 간 말

불시에 다시 들이닥칠지도

영영 내 곁을 찾지 않을지도

모르는 말


내일 앞에 오늘이 있는 것처럼

이 모든 일들이 책 속에서 먼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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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시인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