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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0

BOOK&LIFE

[SIDE B] 좋아하는 것에 대한 몰입이 행복한 일의 세계로 안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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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좋아하는 것에 대한 몰입이 행복한 일의 세계로 안내하다 

 

이지영

교수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Emotion Icon북&라이프 side B <책과 심리학>은 매 호 독자들을 만나러 옵니다. 

교수이자 한국심리학회 공인 임상심리전문가인 필자의 글을 통해,

치유, 개선, 회복의 방법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삶의 가장 큰 두 가지 축은 일과 개인적 삶이다. 

많은 사람이 일은 해야 하는 것이고, 하고 싶은 것은 개인적인 삶에서 취미로 즐기라고 말한다. 공부나 일보다 노래, 춤, 만들기, 운동 등 취미 성향이 강한 다른 것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저러다 무얼 해서 먹고살까 싶은 마음에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인식은 예전에도 강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다만, 예전에는 해야 하는 일을 위해 개인적인 삶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면, 지금은 개인적인 삶을 누리기 위해 일을 하는 거라는 생각 즉 개인적 삶을 일보다 우선으로 두는 인식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행복한 삶은 무엇일까?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는 모두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행복은 굉장히 주관적이어서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다르지만, 무엇인가에 몰입하는 순간 행복하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할 때 몰입할 가능성이 크다. 그림이든, 음악이든, 운동이든, 일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좋아하는 마음을 갖고 임할 때, 그것에 빠져들면서 몰입하고 흥분되고 살아있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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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신발과 옷으로 인형 꾸미기에 빠진 키덜트. 그렇게 몰입하는 순간은 그들에게 너무 행복한 시간이다.   UPI뉴스

 

그래서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며 살 수 있다면, 행복한 순간이 많을 테니 그건 참으로 운이 좋은 경우라고 생각하며 부러워한다. 나는 그 운이 좋은 경우에 해당했다. 다소 고지식하고 이상주의자였던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며 살고 싶었다. 그렇게 계속 고민하고 방황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끝까지 찾았다. 성적에 맞춰 담임 선생님이 추천해서 입학한 전공은 내 흥미를 끌지 못했고, 대학 3년 동안 무엇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방황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유일하게 흥미를 느끼는 대상이 사람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움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그게 바로 심리학이었고, 그 안에서도 상담 및 임상심리학이었다. 심리학은 내가 어릴 때부터 관심을 두고 생각했던 많은 이론이 모여 있었고, 나를 흥분시키고 빠져들게 했다. 특히, 감정에 흥미를 갖고 계속 오랫동안 깊게 파면서, 감정과 감정조절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깊이 빠져들면서,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정 연예인이나 아이돌,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드라마, 게임이나 웹툰에서부터 기타와 같은 악기, 스노보드 등의 운동 등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관련 지식과 콘텐츠를 모으고, 필요한 기술을 연마하면서 수준 높은 전문성을 갖추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취미로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며 빠져들었던 것이, 전문적인 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춤을 좋아해서 계속 추다가 댄스를 직업으로 삼아 일을 하는 댄서가 되기도 하고, 게임 중독 아니냐며 온갖 걱정과 타박을 들었던 아이가 프로게이머가 되기도 한다. 틈만 나면 거울 보며 멋을 내던 아이가 패션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도 한다. 이미 일을 하는 성인도 마찬가지이다. 직장을 다니며 취미로 피규어를 좋아해서 모으다가, 피규어 관련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기도 하고,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운동 분야의 일이나 헬스트레이너가 되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SNS 매체를 통해 보여주면서, 경제적인 이득을 창출하는 직업을 갖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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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최정상급 플레이를 보여주는 한국의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 이상혁

'e스포츠계의 메시'라 불리우며 수많은 e스포츠 팬과 관계자들에게 역대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로 여겨지고 있다 중앙일보

 

 

우리는 이제 모두 안다.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해서 하는 사람이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하고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부모들은 국·영·수 위주의 성적 올리는 데에만 천편일률적으로 집중하지 않고, 자녀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해서 자신이 좋아하고 흥미를 갖는 것을 어릴 때부터 찾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대학이나 기업에서도 이러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그 분야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원하고 선발하고자 한다. 지원 서류에는 관련 영역을 얼마나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즐겼는지, 나아가 그 영역에서 얼마나 많은 성취를 보여 왔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어필한다. 그렇게 선발된 사람들이 보다 열정을 갖고 즐겁게 일을 할 뿐 아니라, 전과나 이직을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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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설레게 하고 흥분시키는 대상을 찾는 것이 행복을 준다. 책 표지 《몰입》, 윤홍식, 봉황동래, 2014

 

바야흐로 과몰입의 시대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이든 몰입할 때 행복하다. 윤홍식 작가의 저서 《몰입 - 내 안의 창조성을 깨우는》은 몰입의 가치와 몰입하는 방법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지금, 이 순간 내 가슴을 설레게 하고 흥분시키는 대상을 찾아보라. 흥미를 갖고 재미를 느끼는 그 대상에 아무 생각 말고 한번 빠져들어 보면 어떨까. 몰입하는 그 순간 살아 숨 쉬는 듯한 흥분과 만족감, 충만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자주 행복할수록 몸도 마음도 건강한 법이다. 그뿐이랴. 행복한 순간 마음은 평화롭고 머리는 지혜롭고 현명해져 보다 좋은 업적을 낼 수 있다. 사람들이 선망하는 일을 찾기보다, 내 가슴이 설레는 일을 찾아보길 바란다. 그 일에 빠져들어 몰입하는 순간을 자주 경험해 보자. 그 몰입이 우리에게 결과적으로 좋은 선물들을 가득 가져다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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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교수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부

 

서울대 심리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고,

감정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도록 코칭하고 있다. 

《정서 조절 코칭북》, 《생각이 크는 인문학:감정》, 《어린이 심리 스쿨》,

《나를 잃어가면서 지켜야 할 관계는 없다》등의 다수의 감정 관련 저서를 출간했다.

KBS1 라디오 <정용실의 뉴스브런치>의 <뉴스브런치 부설 심리연구소>에 고정 출연하고 있고,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이지영 교수의 감정코칭>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