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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8

BOOK&LIFE

[SIDE A] 오피스 빅뱅과 미래의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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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빅뱅과 미래의 직장

 

이중학

배워서 남주는 사람_교수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가벼운 계산 문제를 드려보겠습니다.

 

(30+28) x 40=?

 

위 문제를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푸셨나요? 휴대폰으로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은 암산해보셨을 수 있고요, 컴퓨터 앞에 계신 분께서는 계산기나 엑셀로 문제를 푸셨을 수 있습니다. 위 문제의 성과는 정확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2,320이란 결과를 내기 위해서 아주 예전에는 손으로 문제를 풀다가 주판으로 이용했고 이후에는 계산기를 쓰다가 엑셀을 최근에는 주로 활용하고 있으며 급기야 인공지능(AI)이 계산을 대신해주는 플랫폼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계산이란 문제는 동일한데 결과를 내기 위한 우리의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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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판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부터 사용되었다고 하며, 현재와 같은 LED 디스플레이가 최초로 적용된 전자 계산기는 1971년에 만들어졌다.   

 

 

우리 주변에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챗GPT가 등장한 이래로 인류 역사 최초로 자연어로 컴퓨터와 대화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고 높아 보였던 고소득 지식노동자의 장벽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근무하는 오피스에 빅뱅을 만드는 첫 번째 힘이 바로 기술입니다. 기계지능이 인간지능을 넘어서는 순간을 일컫는 특이점을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2045년이라 예측했지만 이미 오토GPT와 같은 인공지능은 사람이 목표를 주면 하위목표를 수행할 수 있는 부하 인공지능을 만들어서 일을 시키고, 사람이 권한을 주면 스스로 판단 내리고 결정해서 목표를 수행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겪고 있는 오피스의 일하는 방식은 사람과 인공지능이 협업하는 세상이 빠르게 다가왔고, 배달서비스, 콜센터 등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이 상사가 되어 직원을 평가하고 보상하는 상황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습니다. 오피스 빅뱅의 첫 번째 힘은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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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Raymond Kurzweil)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에는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 수명의 무한 연장이 가능해지고 인간과 같은 정도의 지능을 소유한 인공지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를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 있는 또 다른 힘은 바로 일에 대한 정의와 가치관 변화입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살기 위해 일을 했습니다. 먹을 음식을 사야 했고, 대출금을 갚아야 했으며 자식을 키우기 위해 오피스에 출근해서 9시에서 18시까지 내 시간을 제공하고 돈을 받았죠. 살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가진 시간을 교환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교환관계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자산가치 증가분과 속도가 임금상승에 비해서 너무 빠르고 크게 증가하다 보니 실질임금은 2022년 기준 처음으로 하락했으며 우리 직장인들은 오피스에서 이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죠. 다음으로 일터가 단순히 시간을 제공해서 돈을 받는 곳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성장의 터전이길 바라는 가치 추구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Z세대를 주축으로 직장은 성장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해야 한다는 전제가 생기는 것이죠. 이에 최근 많은 조직에서는 성장 문화를 강조하며 조직문화, 리더십과 인사제도를 바꾸고 있고 전 세계적인 공통 현상입니다.


 

세 번째 중요한 힘은 오피스 시공간의 재구성입니다. 챗GPT를 필두로 한 언어모델은 메타버스 공간의 활용 가능성을 더욱 높여줍니다. 실제로 해외기업들에서는 이미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에게 기억과 성격 등을 부여해서 실제로 구성원과 함께 근무하는 실험도 진행한 바 있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메타버스 내 근무는 재택근무, 사무실 근무에 이은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근무시간 역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이미 법제화돼서 실행하고 있는 주4일제가 빠르게 우리에게 도입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일할 사람이 부족할 것이고,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 생산성도 비례해서 올라가기 때문에 실제로 오피스에서 사람이 일할 절대 필요 시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근무시간 축소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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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꾸어 보라. 

진부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로부터 미래를 읽으라. 그리고 그 미래의 어딘가에 먼저 가 있으라.

바로 이 때 당신은 성공을 클릭한 것이다.",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구본형, 김영사, 2005 

 

 

기술 발전, 일 정의와 가치관 변화 그리고 시공간의 재구성은 기존과는 다른 오피스 빅뱅을 만들 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의 고 구본형 작가는 미래의 직업인은 "시간이 아닌 자신의 재능을 자본화해서 먹고살아야 한다."를 강조했고, 자본화의 핵심은 끊임없는 학습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어찌 보면 유일한 선택은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적응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역시 앞으로도 끊임없는 독서로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시고, 오피스 빅뱅에 현명히 대처하시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이중학 프로필 섬네일.jpg

 

이중학

배워서 남주는 사람_교수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어제보다 성장하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소통하고 여러 조직과 함께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다.

데이터와 사례로 보는 미래의 직장, 데이터로 보는 인사이야기, 팀장매뉴얼등을 썼고,

지금 상사가 부당한 일을 지시했습니까를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