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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6

SPECIAL

[오은의 오늘의 시] 헌책_이야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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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

―이야기꽃

 

                      오은

 

 


책장에는 매일 꽃이 핀다


내가 더 재밌다고

내가 더 유용하다고

내가 더 호화스럽다고

내가 더 기상천외하다고


기분 좋은 말 한마디에 낯꽃이 밝게 피듯

책장에는 매일 이야기꽃이 핀다


이야기는 낡지 않고

이야기 속 인물은 늙지 않아서


읽을 때마다 꽃보라가 날린다


꽃이 진 흔적으로

책머리에는 매일 먼지가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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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시인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