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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5

INSIDE

[북큐레이션 도서 언박싱] 1992년 #이제는_더_이상_헤매지_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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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생년문고

#이제는_더_이상_헤매지_말자

2022년 11월 21일 인스타그램 업로드

 

 

 

오늘은 작년 11월, 헌책 기획 전시 <절판 시집의 추억 展>을 준비하며 발견한 레트로 느낌 물씬 풍기는 1992년 버전 시집을 중심으로 만든, 1992년 생년문고를 언박싱 해볼게요. 요즘 느낌에도 잘 어울리겠다 싶은 헌책을 발견하면, 그 책을 중심으로 그 해에 나온 출판물을 찾아보거든요. 특별히 1992년 출판물은 서울책보고가 다수 보유하고 있기도 하고, 그동안 시민분들께서 1992년 생년문고를 많이 찾아주셨던 기억도 있어서 더 기꺼운 마음으로 만들었던 생년문고입니다.Emotion 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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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느낌의 시집 한 권에서 시작해 모이게 된 1992년 생년문고는 제법 당대를 담아내는 출판물로 묶이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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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 해가 끝나가는 11월에 생년문고 들고 왔습니다. 

오늘은 11월의 날씨 같이 스산한 마음에 어울리는(?) 생년문고를 만들어봤어요.


국무총리께서 국제 기후변화협약 및 생물다양성협약에 서명하신 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제25회 올림픽이 열린 해,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에서 금메달을 따셨죠! 

자유로 준공식이 열린 해, 

제14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해, 1992년 생년문고입니다. 


1992년 #이제는_더_이상_헤매지_말자 (5권/11,000원) 


오늘 생년문고 표제는 영국 시인 B의 시 제목에서 가져왔어요. 

11월이어서인가? 

생년문고를 만들기 위해 서가를 탐험하던 제게 이 시집의 제목이 마음에 확 와닿더라고요. 

그런데 1990년대 출판물은 조금 어설픈(?!) 지점이 있어서... 

시집에서 이 제목의 시를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구글링과 여러 지식을 동원해 찾아보니, 

정작 시집에는 다른 제목으로 시가 실려 있더라고요. 

유명한 낭만주의 시인 B의 시 한 번 같이 감상해볼까요?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So, We’ll Go No More a Roving)


이렇게 밤늦도록 

우리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마음은 아직 사랑에 불타고 

달빛 아직 밝게 빛나고 있지만 


칼날은 칼집을 닳게 하고 

영혼은 가슴을 해어지게 하는 것이지 

심장도 숨돌리기 위해 멈춤이 있어야 하고 

사랑도 휴식이 있어야 하리 


밤은 사랑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 

그 밤 너무 빨리 샌다 해도 

우리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달빛을 받으며 

 

 

이 방황은 제가 생각한 연말 방황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방황이었지만

 “심장도 숨돌리기 위해 멈춤이 있어야 하고 

사랑도 휴식이 있어야 하리”에서 

“멈춤”과 “휴식”에 공감하게 됩니다. 

우리가 밤늦게 달빛을 받으며 다시 방황하지 않으려면, 

물러설 때 물러설 줄 알아야 또 용기 있게 사랑을 향하든 삶을 향하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18세기 말 영국 시인의 시를 읽으며 마음을 조금 가라앉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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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motion Icon 이 영국 시인의 시집은 《이제는 더 이상 헤매지 말자》(태학당)입니다.

 

 

이 생년문고에는 또 재미있는 책이 두 권 들어있어요. 

1990년대 초반의 진보적 문화예술계에서는 우리 문화 그러니까 

민속문화 연구에 열심을 냈던 것 같아요. 

그 문화를 반영한 책들인데요. 

한 권은 전통문화를 기록하고 고미술이나 불교 문화를 탐구하는 

‘빛깔 있는 책들’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1992년에 출간한 이 책에는 우리 고유의 전통과 문화유적을 보존하고 있는 

한 지역을 탐구한 내용이 담겨 있어요. 

서원과 탈이 유명한 이곳은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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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Icon '빛깔 있는 책들' 시리즈 중 한 권은 《안동 하회 마을》(대원사)입니다.

 


또 한 권은 어린이책인데 시인 신경림 선생님이 

우리나라 민요를 찾아 떠난 여행 내용이

사랑스러운 삽화와 함께 담겨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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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Icon 이 어린이책은 《신경림 민요 이야기 민요기행》(도서출판 산하)입니다.


 

이 외에도 '단풍나무숲에서', '눈 오는 날' 등 

지금 이 계절에 어울리는 시가 담긴 겨울 문예지가 들어 있어요.

1990년대 시대상을 반영한 민족문학과

민중문화 관련 논문들도 실려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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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Icon 이 문예지는 <실천문학> 92년 겨울호입니다.

 

 

리얼리즘,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좌담과 

안도현, 김용택의 시가 실린

또 다른 문예지 한 권이 들어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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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Icon 이 문예지는 <창작과 비평> 1992년 여름호입니다.

 

 

 

 

1992년생인 당신, 아니면 1992년생 지인을 둔 당신,

혹은 1992년의 낭만과 운동을 만나보고 싶은 당신,

한 번 주문해 보시겠어요? 

 

 

몇 년째 유독 인기가 많았던 1992년 생년문고. 역시나 입고 직후, 어떤 시민분이 바로 픽해가셨답니다. 아마 이 생년문고를 가져가신 분은 1992년식 레트로 정서와 더불어 그 시절 특유의 민속문화 연구 분위기에 따라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시고 계시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