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23
SPECIAL[오은의 오늘의 시] 헌책_새해 헌책
헌책
― 새해 헌책
오은
새해 첫날 펼친 것은
헌책 첫 장이었다
새해도 헌책도
이미 왔다는 사실은 같다
까보지 않았으니
둘 다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우물쭈물해도
다음 날은 다가오고
어찌어찌해야
다음 장은 넘어간다
사는 순간, 물건은 헌 것이 되고
사는 동안, 새해는 하루하루 낡아가지만
이미 왔기에 미리 가는 마음으로
새해 첫날
헌책 첫 장을 가까스로 넘긴다
일력 넘기듯
하루 한 페이지씩 읽으면
꼬박 1년이 걸릴 책을
오은
시인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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