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1
INSIDE[북큐레이션 도서 언박싱]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 영화<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한 장면, 출처 : 클릭 시 이동
북큐레이션 언박싱
문고, 베일을 벗다
2000년 생년문고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2021년 8월 22일 인스타그램 업로드
2022년에 처음으로 언박싱할 문고는 작년 여름에 업로드한, 2000년 생년문고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입니다. 이 문고는 당시 개봉한 영화 <모가디슈>를 보고 나서 만든 문고예요. 2000년대 이후 류승완 감독은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왔는데요. 좀 과장해서 말하면, 2000년대 영화잡지 아무 호나 펼쳐보면 당시 유망주이던 류승완 감독의 젊은 시절 모습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답니다. 당시에는 차세대 감독으로 조명을 받았다면, 작년에 청룡영화상 최다관객상과 감독상,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영화 <모가디슈>를 생각하면 이제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하신 것 같아요. 아무튼, 22년 전 류 감독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영화잡지를 중심으로 큐레이션 한 2000년 생년문고를 한 번 풀어볼까요? 이 생년문고에는 모두 5권의 책이 들어있었습니다.
먼저 책 소개 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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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키워드는 2000년 7월호 영화잡지에 실린 류승완 감독 인터뷰에서 가져와 봤어요.
최근 개봉한 영화 모가디슈 혹시 보셨나요? 저는 지난주에 봤는데 스펙터클이 엄청나더라고요.
하지만 그 스펙터클 안에 특별한 상황에서만 연결되는 관계의 연대를 보여주는 섬세함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류승완 감독이 2000년에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한 거 알고 계세요?
“당구장에서 철모르고 패싸움을 벌이던 순간,
엇갈리기 시작한 두 친구의 운명은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예정된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각각 다른 형식을 차용한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액션 릴레이 무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한국 영화의 새로운 영화광 세대의 출현을 알리는 기습적인 데뷔작이다.
류승완 감독이 보여주는 세상에 대한 참혹한 비전, 혹은 새로운 상업 영화 정신에 ‘불타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관한 인터뷰.”
‘기습적인 데뷔작’이라는 표현이 참 멋지네요.
그렇게 기습적으로 데뷔한 류승완 감독은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영화를 만들고 있죠?
이 잡지에는 류감독 뿐 아니라, 2000년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이야기,
6.15남북정상회담이 있던 해답게 #민족의_화해_안에서_영화의_의미 같은 글도 보이네요.
아... 지금이라면 넷플릭스나 왓챠 같은 OTT 서비스 하나만 구독해도 될 것을
당시에는 영화에 관한 정보를 찾아 이 사이트 저 사이트를 서핑했어야 했나 봐요.
그래서 마련된 특집 #당신을_위한_영화_사이트_100 이 눈에 띕니다.
이 영화잡지를 보시면 2000년의 문화 스타일을 엿볼 수 있으실 거예요.
이 흥미로운 잡지는 《키노》 2000년 7월호입니다.
잡지 앞표지부터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한 장면이 실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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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문학평론가 #김현 10주기 기념 기획이 실린 문예지 한 권
문청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1980년대 대표적 문학평론가 김현.
그의 10주기 기획이 실렸던 문예지는 《문학과 사회》 2000년 여름호이자 50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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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윤성희 #정현종 #김혜순 의 글이 실린 또 다른 문예지 한 권
당대의 대표 소설가와 시인들의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 문예지는 《문학동네》 2000년 가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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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함께 읽는 우리문학’ 특집이 실린 세 번째 문예지까지. 이번 생년문고는 문예지 풍년입니다.
2000년이 6.15공동선언이 있었던 상징적인 해였던 만큼,
남북 공통의 문학세계를 다룬 기획이 돋보이는 문예지는 《실천문학》 2000년 여름호이자 58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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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녹색사상가 #웬델베리 를 다룬 글이 눈에 띄는 잡지까지 무려 다섯 권이나 들어있습니다.
웬델 베리(Wendell Berry)는 저도 참 좋아하는 미국의 에세이스트로이자 문명 비평가예요.
그를 소개하는 이 잡지는 역시 《녹색평론》이었습니다.
2000년 5-6월 통권 제52호고요.
‘출산-생명의 기술과 폭력의 기술’을 다룬 호인만큼, 앞표지가 또한 인상적입니다.
한 권 한 권 언박싱을 하다 보니, 2000년은 문화와 담론이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도전적인 시기였던 것 같아요. 이렇게 텍스트들이 담대하게 활개 치는 2000년 생년문고는, 서울책보고 단골손님 중 한 분이신 중년의 남성분이 픽해가셨습니다. 정기적으로 오셔서 때로는 값비싼 희귀본을, 때로는 일반 단행본을 양손 가득 들고 가시는 찐책덕후님이시랍니다. 어느 날 북큐레이션 기둥을 유심히 보시고 이 생년문고를 골라오셨길래, “선물하실 거예요?”라고 물었더니 직접 보신다고 하셔서 묘한 감동을 주셨던 손님이시기도 하네요.
글 박혜은
사진 박혜빈
섬네일 사진 :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출처 : 다음영화 http://t1.daumcdn.net/movie/560331f70b774850a75cf6a8703d95c71570436118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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