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
『꿈꾸는 엄마는 세상보다 단단하다』
작가 한은진이 세상과 부딪혀 특별한 아이들이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
문득 위를 쳐다보았다. 착각이었을까? 오랏줄이 나를 향해 내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지쳤다. 이젠 그만두고 싶다. 그 오랏줄에 목을 걸려고 하는 순간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뭐해?”그 순간 정신을 차렸다. 착각이었을까? 그 순간 심각하게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정말 내가 죽어야 할까? 아들은 우유 알레르기 쇼크가 있다. 우유를 먹으면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 세상 사람들이 먹는 맛있는 음식을 아들은 맘대로 먹지 못한다.
“숨 쉴 수 있어? 괜찮은 거지? 좀 나아지고 있어?” 아들은 대답이 없다. “절대 잠들면 안 돼! 정신 차려!” 나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아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의사 선생님에게 의식을 잃으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운전하면서 거울로 아들을 살펴본다. 아이의 얼굴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쉴 새 없이 기침을 해댄다. ‘엄마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뜨거운 눈물이 쉴 새 없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알레르기 쇼크 아이를 키우며 그동안 힘드셨던 것은 무엇입니까?” 2019년 1월 21일 MBC 뉴스 데스크에 나와 아들이 출연했다. 《유난 떤다고요? 잘못 먹으면 숨도 못 쉬어요》라는 제목으로 말이다. ‘방송에 나가는 거니깐 최대한 담담하게 인터뷰를 해야겠다’라는 나의 다짐은 어디로 간 걸까? 첫 질문부터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들 앞에서만큼은 눈물을 보이기 싫었지만, 감정조절이 안 됐다. 기자의 물음에 그동안 겪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세상을 향한 외침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 이야기에 공감하고 따뜻하게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내 아이 같은 특별한 아이들도 거리낌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나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간절하게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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