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월 6일에 2006년 생년문고 가지고 왔습니다. 이런 우연이? 2월 6일에 올리는 생년문고여서 2006년이란 연도를 정한 건 아니고요. 지난 주말에 어떤 10대 방문객이 신청해주셔서 특별히 제작한 생년문고랍니다. 

가끔 10대 방문객분들이 1980~90년대 생년문고 혹은 많이 나가봤자 2002년 생년문고를 보고 본인이 태어난 2000년대 중반 이후의 생년문고를 요청하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스페셜한 연도의 생년문고를 만드는데 오늘 2월 6일에 우연히 2006년 생년문고를 신청받아서 올리게 되었답니다.       

2006년이라면 아직 채 20년이 되지 않은 가까운 과거죠. 그때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2월에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었고, 여름에는 #독일월드컵 이 있었으며, 겨울에는 #카타르 수도 #도하 에서 #아시안게임 이 있었던 그야말로 스포츠의 해였어요. 2006년부터 식목일이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된 슬픈 소식도 있고요. #즐거움엔끝이없다 #tvn 이 이 해에 개국했네요. #그라민은행 의 #유누스 가 #노벨평화상 을 #오르한파묵 이 #노벨문학상 을 수상한 것도 눈에 띄고요.

2006년의 한국문학을 살펴보면, 바야흐로 중견 여성 작가들이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였는데요. 당시 활발히 활동하던 중견 여성 소설가 L의 작품에서 오늘 표제를 따왔습니다. 

2006년 #틈새 (4권/11,500원)   

소설가 L은 한국사회에서 주인공이 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로 시선을 두고 있는데요. 이주노동자, 가전제품 기사, 마트 보안요원 등 현대사회의 틈새를 들여다봅니다. 오늘 가져온 표제작 ‘틈새’는 현대인의 삶에 생겨난 균열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한편 봄의 새순이 뚫고 나오는 틈새가 되기도 합니다. 

“한순간 눈에 띈 포스터 한 장이 한사람의 회로를 교란시키고 마침내 수리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포스터 한 장으로 엇나가고 무너질 수도 있는 게 삶이다. 영석의 가게에서 나와 차를 몰면서 그는 거듭 웅얼거렸다. 그건 그냥 포스터 한 장이었어. 차가 커브를 돌 때, 발치에 던져두었던 병이 툭 굴렀다. 그는 문득 양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아까 본 간판에 들어 있던 그림이 새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불쑥 치민 것이다. 농약상을 겸한 종묘상의 간판에 그려져 있던 그림. 그는 황황히 차를 돌렸다. 머리에 비해 지나치게 커 보이던 그것은 새의 날개가 아니라 떡잎이었다. 머리는, 떡잎 속에서 돋는 새순이었다. 그더러 날아보라고, 날아보지 않겠느냐고 날개를 퍼덕이던 새는 대지를 뚫고 나오는 새싹이었다. 다시 보면 새였다. 날아오르는 새,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새순. 그 틈새기에 끼인 채, 그는 간판의 도형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_‘틈새’ 마지막 문단.

소설가 L의 소설집 외에도 개인적으로 어느 해보다 특색있는 작품이 대상으로 뽑혔다고 생각하는 문학상 수상작품집 한 권, 2006년의 문학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여성 소설가의 지극히 문학적인 에세이 한 권, 2006년의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문예지 한 권. 이렇게 네 권이 들어가 있습니다. 

2006년생인 당신, 아니면 2006년생 지인을 둔 당신,

혹은 2006년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당신,

한 번 주문해 보시겠어요? 

(별)서울책보고 홈페이지>서울책보고 온라인헌책방>북큐레이션>생년문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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