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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_META_TITLE_ 휴관일입니다.


Vol. 15

INSIDE

[세렌디피티] 시집의 책갈피가 된 그 물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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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껌 신문 광고(1967년) © 중앙일보

 

Serendipity 
예기치 않은 메모나 물건을 발견하다
 
시집의 책갈피가 된 그 물건은...

책갈피 대용  롯데고독껌 껌종이

 


이전 글에서도 많이 말씀드렸지만, 서울책보고에는 시집을 찾으러 오시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시집만 찾으러 오시는 분들도 있고, 오신 김에 시집을 데려가시는 분들도 많죠. 시집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세대 구분이 없습니다. 시집 컬렉터이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부터, ‘시집 한 번 읽어볼까하는 마음으로 방문하는 이십대 청년까지 시집은 모두의 사랑을 받습니다.

 

오늘 세렌디피티 소품은 그 시집 사이에 끼워져 있던 #껌종이 인데요! 가끔 책을 읽다가 급하게 책갈피를 찾다 보면 옆에 있던 종이류를 아무거나 사용해 책갈피로 삼곤 하잖아요. 아마 오늘 우리가 발견한 시집의 주인은 껌을 씹으며 이 시집을 곱씹으셨던 것 같습니다. 어떤 시집? 바로 이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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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출판사에서 나온 내 마음의 시집시리즈인데요. 1988년에 출판된 이 해외 시인선은 1980년대식 번역과 찬란한 화보가 형형색색의 케미를 보여줍니다. 휘트먼, 바이런, 프로스트, 브라우닝 등 라인업도 화려하고요. 웬만한 세계 시인은 다 섭렵한 내 마음의 시집시리즈... 그럼 그 시집 안을 들여다볼까요? 하고 싶으나, 이 시집의 안은? ,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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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님께서 시집만 꺼내가시고, 이렇게 종이 케이스만 서울책보고 선반에 살포시 올려놓고 가셨지 뭐예요. 감사하게도, 시집 사이에 끼워져 있던 껌종이까지 고이 넣어서요!Emotion 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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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시집의 실체는 보여드릴 수 없지만, 어느 한 시절, (아마도) 껌을 씹으며 시를 곱씹으셨을 손님이 넣어두신 껌종이 책갈피가 오늘 세렌디피티의 주인공이 되었답니다. 그럼 드디어 껌종이를 자세히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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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껌종이는 바~로 당대의 청춘스타 이미연 씨가 광고한 #롯데고독껌 껌종이였습니다. 1989년 당시 희망소비자가격 100원에 빛나는 이 껌은 어느 따스한 봄날, (영화 <라붐>의 OST인 Richard Sanderson의 'Reality'를 브금 삼아) 시골 학교종이 땡땡 울리는 가운데 하얀 벤치에 앉아 뭔가 굉장히 얇은(!) 책을 읽으며 살포시 껌을 꺼내 씹는 (?) 청순한 자태의 이미연 배우의 모습을 담아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 껌에 대한 정보는 1도 없고요. 시대를 앞서나간 이미지 광고네요!Emotion Icon 아마도 그 당시에 껌 좀 씹어본 언니는 저렇게 하얀 벤치에 앉아 긴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 책을 읽으셨던 언니였던가 봅니다.

 

 

이 롯데고독껌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껌종이에 적혀 있던 꽃점이었습니다. 일 년 365일을 36가지 탄생화로 알아보는 성격점을 보기 위해, 누군가는 자기 생일에 맞는 탄생화가 나올 때까지 일 년 365일 하얀 벤치에 앉아 이 껌을 씹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Emotion Icon36가지 탄생화 중에 서울책보고가 보유하게 된 탄생화는 어떤 꽃? ~~

 

#데이지

 

와우. 이게 정말 놀라운 우연인 게, 데이지의 개화 시기는 이 글이 실릴 웹진 15호가 발행되고 여러분이 한창 이 글을 보고 계실 즈음인 6월 중순에서 말이랍니다. 양력 생일 612~621일이신 분들이 이 꽃점의 주인공이십니다. 그럼 유럽서부가 원산지로서 오랫동안 꽃을 피우는데이지가 탄생화인 당신의 성격은 어떨까요? 이렇답니다. 

 

 

매사에 민첩하게 대응


당신은 두뇌 회전이 빠르고 무슨 일에나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다.

호기심도 왕성하기 때문에 소위 만물 박사라는 칭호가 따라다닌다.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기를 좋아해서 때로는 기발한 장난을 연구해 내기도 한다.

 

 

... 데이지가 탄생화이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Emotion Icon 꽃점이 아주 좋으시군요.

 

이 껌종이가 들어있던 시집은 (이 또한 재미있는 우연인데) 휘트먼의 풀잎의 이름으로였습니다. 바이런의 사랑의 초상도 있고, 프로스트의 휘파람새도 있고, 브라우닝의 아침은 향기처럼도 있는데 하필 우리의 데이지 탄생화가 박혀있던 껌종이는 누가 일부러 넣어놓기라도 했듯이 휘트먼의 풀잎의 이름으로였답니다. Emotion Icon 매우 어울리는 조합이죠?

 

이 기회에 우리 월트 휘트먼(Walt Whitman)풀잎의 이름으로(Leaves of Grass)에 실렸던 시 한 편 읽어보고 갈까요? 바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와 유명해진 그 시입니다. 우리 모두를 울린, 영화 속 이 장면 다 아시죠? 여기서 학생들이 키팅 선생님을 부르던 호칭이 바로 오 캡틴, 마이 캡틴이었습니다Emotion 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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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한 장면 © 다음영화 

 

O Captain! My Captain!

 

BY WALT WHITMAN

 

O Captain! my Captain! our fearful trip is done,

The ship has weather’d every rack, the prize we sought is won,

The port is near, the bells I hear, the people a

 

ll exulting,

While follow eyes the steady keel, the vessel grim and daring;

But O heart! heart! heart!

O the bleeding drops of red,

Where on the deck my Captain lies,

Fallen cold and dead.

 

O Captain! my Captain! rise up and hear the bells;

Rise upfor you the flag is flungfor you the bugle trills,

For you bouquets and ribbon’d wreathsfor you the shores a-crowding,

For you they call, the swaying mass, their eager faces turning;

Here Captain! dear father!

This arm beneath your head!

It is some dream that on the deck,

You’ve fallen cold and dead.

 

My Captain does not answer, his lips are pale and still,

My father does not feel my arm, he has no pulse nor will,

The ship is anchor’d safe and sound, its voyage closed and done,

From fearful trip the victor ship comes in with object won;

Exult O shores, and ring O bells!

But I with mournful tread,

Walk the deck my Captain lies,

Fallen cold and dead.

n/a

 

Source: Leaves of Grass (David McKay, 1891)

 

 

Emotion Icon

 

 

네네, 그렇답니다. 좋은 시네요. 흠흠.

 

롯데고독껌에서 키팅 선생님까지...참 멀리 왔습니다. 삼십여 년 전 누군가 휘트먼의 시를 읽으며 롯데 고독껌 껌종이를 책갈피로 삼았고, 그 시집이 서울책보고를 통해 누군가에게 전해졌고, 우리는 그 시집을 가져가신 분이 남기신 흔적만을 가지고 긴 이야기를 한 번 나눠보았습니다. 이렇게 껌종이 한 장에서 이야기를 끌어올리는 재미가 또 서울책보고 세렌디피티만의 매력이니까요.Emotion Icon

 

섬네일 : 롯데 고독껌 광고 © 유튜브 옛날TV intro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35iG5qCDU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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