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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6

INSIDE

[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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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김혜남, 갤리온, 2008 

운영관리팀 S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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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종종 한다.

이 질문이 의미 없는 발화에 그치는 날도 있지만 때때로 스스로에게 위안이 될 만한 혹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축에 속하는 답을 꾸역꾸역 내어보려 애쓰는 날도 있다. 높은 확률로 적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지만, 어느 시점 이후로 꾸준히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처음 그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때로부터 한결같이 스스로에게 주장하는 가설이 있다. 사람의 나이가 이 질문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경계에 다다랐을 때, 같은 질문을 던지며 흔들리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심증만 가지고는 어떠한 가설을 입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겠다는 생각을 하다 우연히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제목으로 인해 약간의 편견과 거부감 아닌 거부감이 들어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 더 책장을 넘기니 제목을 읽고 제 발이 저렸음을 인정하고, 심증에 불과했던 것에 대한 심리학적 관점의 설명이 담긴 이야기들을 통해 스스로의 가설의 입증과 동시에 현실의 일부를 자각하는 열쇠가 되어주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름 뒤에 붙는 숫자가 작았을 때는 가끔 이가 빠지고, 올이 나가지만 그것에 대해 그다지 크게 문제 삼을 것 없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가는 시점에서는 삶에 대해 일말의 의아함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사 그 흐름이 사실은 태풍 전야 같은 고요일지라도 말이다. 한 치의 의심 없이 주어진 모든 것을 곧이곧대로 믿고, 의심하지 않은 채 순응하며 살아갔다. 하나 무엇 하나 믿을 수도 없고, 쉽사리 해낼 수 있는 것은 더욱이 없다는 사실을 피부로 맞닥뜨리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 질문이 가지는 영향력과 함께 스스로에게 주장하던 말의 신빙성은 빠르게 높아져 갔다. 또한 크고 작은 파도가 지나가고 곪아버린 살점 위로 말라붙은 소금기 어린 흔적을 보임에도 파도를 지나쳐온 스스로를 다독이며 어영부영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앞서 던진 질문을 비롯해, 당장 이해 가지 않는 것들로 둘러싸인 채, 어른이 되어가는 길목에서 허우적거리는 이들에게는 약간의 도움말과 해설서, 다독임과 위로, 그리고 공감과 동질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 한 번에 쉽게 얻기 어려운 이 3종류의 힌트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책이 바로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였다. 다시 덮쳐오는 파도에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그 이전에 스스로의 살점이 곪지 않도록 소독하고 건조한 뒤 약을 얹을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작가는 다양한 개인의 사례를 이미 알려진 책이나 영화의 이야기와 인물을 차용 및 비교하며 각 개인의 사례가 심리학적으로 어떤 인과관계가 있었는지를 함께 보여준다. 어쩌면 나 역시 과거에 그랬기 때문에 당혹감과 분노, 슬픔 등의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감정이 진하게 담긴 에피소드들을 겪어오지 않았을까 할 만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불안정한 숫자에 안착한 사람들에게 지나온 일들에 대한 자각을 돕고, 더 나아가 그 일들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며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차갑지만 따뜻하게 다독여주고 용기를 주고자 한다.


 사실 이 도서는 출간한 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공통된 질문을 던지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서른 살들의 모습을 통해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도 불구하고 뿌리 깊은 동질감을 느끼도록 한다. 또한 작가가 서술한 사례들을 읽는 것을 통해서 스스로의 상태에 대한 오해나 타인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일삼거나 곡해하지 않고 바르게 자신의 과거와 현재 상황을 돌아보고 더 나아가 뚝심 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은 감상과 함께 언제 또다시 풍파를 겪고 좌초되는 위기를 겪을지 모르기에, 더욱 차분한 마음으로 그 위기를 한발 먼저 알아차릴 수 있도록 나 역시 다시 이 책을 펼쳐 들어 보았다.


발췌문

p.35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삶이 중요하고 특별한 것이라는 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p.148 절대 손해 보지 않고 희생을 하지 않으려 하면 인생의 중요한 즐거움을 잃어버린다.

p.149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희생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부심이 있는 사람만이 기꺼이 손해를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p. 225 사랑에 머물기 위해서는 상대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애정을 가지고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기꺼이 나를 열어 보일 수 있어야 하고, 혼자 있는 것에 대한 외로움을 견딜 수 있어야만 한다.

p. 302 행복은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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