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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7

INSIDE

[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슬램덩크 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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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슬램덩크 챔프〉 

이노우에 타케히코, 대원씨아이, 2023

 

기획홍보팀 L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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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난 지금입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대한민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원문 작성일 '23. 1.29. 기준)1990년대에 전 세계 1억2,000만 부가 팔린 전설적인 스포츠 만화 <슬램덩크>에 열광하던 중년의 남성 관객뿐 아니라 소문에 소문을 타고 젊은 관객층까지 모이고 있다. ‘N차 관람’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누적 관객 수('23. 5. 2. 기준) 는 약 460만 명으로 애니메이션 영화인데도 '2023년 한국 개봉 영화 박스오피스 Top 10'에서 2위를 기록했다.(1위가 5백만 명을 넘은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슬램덩크의 명장면과 명대사들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오프닝에서 북산의 주전 5명이 스케치로 등장하는 장면을 보며 울컥했을 수도 있다. AFKN으로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이 뛰는 NBA 경기를 보고, 철준이(장동건)와 다슬이(심은하)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해서 드라마 <마지막 승부>를 챙겨보고, 대학생 선수인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전희철, 서장훈, 현주엽이 허재, 김유택, 한기범 같은 프로 선수와 겨루던 ‘농구대잔치’에 열광하던 사람이라면 약 30년 만에 만화책을 뚫고 나와 스크린에서 부활한 과거 영웅들의 모습이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울 수밖에 없다.


물론 울컥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원작을 잘 모르는 관객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이미 원작을 잘 아는 다른 관객들의 웃음 포인트와 열광 포인트를 이해하지 못해 의아했을 수도, 답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만화책의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각본과 감독까지 맡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스포츠 경기가 주는 긴장감과 짜릿함으로 가득 차 있다. 정대만의 3점 슛이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림으로 깔끔하게 들어가는 연출은 가슴 속 무언가를 꿈틀거리게 만든다. ‘왼손은 거들뿐….’이라는 슬램덩크의 명대사를 패러디한 ‘추억은 거들뿐…. 원작을 몰라도 재미있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이다. 영화 관람 이후 원작 만화를 향한 관심도 높아져서 서울 유명 백화점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 스토어는 문을 열자마자 모여드는 오픈런 구매자들로 연일 성황이었다고 한다. 슬램덩크 굿즈 구매자들이 몰려 입장 대기시간이 3시간이 넘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농구용품 매출도 급증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슬램덩크 신드롬>이다. 원작 만화가 처음 연재되기 시작한 1990년에서 33년이나 멀어진 2023년도에. 


영화의 감동은 책 문화로도 이어지고 있다.(원문 작성일 '23. 1.29. 기준)

대형 서점의 만화 서가가 재배치되었다. 만화책들은 <슬램덩크>를 중심으로 독자들의 시선이 더욱 잘 모이는 상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슬램덩크> 만화책 주문량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14% 증가했다. 알라딘의 주간 베스트 순위를 보면 2위가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슬램덩크 리소스>이고, 3위부터 22위까지 <슬램덩크> 단행본 각 권, 그리고 23위가 <슬램덩크 챔프>이다. 정말 대단한 인기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예스24에서 2023년 1월 1일에 조사한 베스트셀러 1위가 <슬램덩크 챔프>라는 것이다. 

 

<슬램덩크 챔프>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 기념으로 특별 발간되었는데 원작 만화 연재분인 총 276화 중에서 24화가 엄선되어 실려있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영화를 보기 전 친절한 가이드가 될 것이고, 원작을 이미 읽었던 사람에게는 가물가물해진 줄거리를 되짚으며 추억과 감동을 되새기게 해줄 것이다. 특이하게도 단행본 형태가 아닌 과거 원작 <슬램덩크>가 연재되었던 만화잡지 형태로 나와서 겉모양만으로도 추억을 떠오르게 해 소장 가치도 있다. 나는 <슬램덩크 챔프>를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 영화를 재미있게 볼 사람, 원작을 아는 사람, 원작을 전혀 모르는 사람 그 누구에게라도 선물하고 싶다. <슬램덩크>를 1990년대에 읽었든 2023년에 읽었든 강백호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나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

 

※ 이 글의 원문은 2023년 1월 29일에 작성되어 서울책보고의 뉴스레터 '서울책보고 포오스트 카-드' 23호 실렸습니다. 

    글 안의 통계 수치는 대부분 작성일 기준으로 기입했으며, 일부는 2023년 5월 2일 기준으로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