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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4

INSIDE

[오늘의 헌책] 한국 만화 잡지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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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헌책 : 만화에 살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서울책보고 서가 한구석에 오랫동안 숨어있던 헌책,

그 쓸모와 오늘의 트렌드를 연결하는 시간

 

 *

한국 만화 잡지 연대기

한국만화 가이드북-만화잡지편, 부천만화정보센터 

 

 

 

‘만화에 살다’라는 이번 호 웹진 주제에 맞는 오늘의 헌책을 찾고자 서울책보고 서가 탐구를 시작했을 때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맞이했던 여러 만화 잡지들이 ‘오늘의 헌책’ 후보군에 올랐었지요. <르네상스>, <댕기>, <윙크>, <이슈>, <소년 챔프>, <아이큐 점프> 등등. 그런데 한 가지 잡지만 골라 소개하면 1990년대 중후반 만화 잡지 전성기 시대를 다 담아내기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그때 만난 이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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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구)부천만화정보센터, (현)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2004년에 펴낸한국만화 가이드북-만화잡지》 편입니다. 이 가이드북은 1945년 해방 후부터 2003년까지 한국만화잡지를 소개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만화잡지의 (어쩌면 한국 대중문화의) 전성기 시절 소개글을 인용하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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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는 만화가 대중예술의 하나로 인정받으며 

문화적 위상이 높아진 시기이며, 

산업적으로는 대본소 체제의 몰락과 함께 

만화잡지 출판이 만화산업의 중심이 된 시기이다. 

소년지 시장은 서울문화사에서 1988년에 창간한 <아이큐점프>와 

도서출판 대원에서 1991년에 창간한 <소년 챔프>가 양대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아이큐점프>와 <소년 챔프>는 각각 일본 최고의 히트작인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를 연재함으로써 

일본만화가 정식으로 출판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서울문화사와 대원이 장악한 소년지 시장은 1995년 학산문화사에서 

<찬스>를 창간하면서 3대 소년지 체제가 형성되었다. 

서울문화사와 대원, 학산문화사는 일본식 잡지시스템에 따라 

소년지의 성공을 토대로 독자층을 세분화하여 여러 종의 잡지들을 창간하였다. 

...순정지는 <르네상스> 창간 이후 

몇몇 잡지들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1990년대 초반에 두각을 보인 곳은 

육영재단의 <댕기>(1991)와 서울문화사의 <윙크>(1993)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대원과 서울문화사에 의해 

시장이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다가 

1999년 시공사가 <케이크>를 창간하면서 

순정잡지시장은 삼파전으로 확산되었다.

 1990대 중후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던 순정지 시장은 

IMF 사태로 대표되는 경제불황과 함께 쇠퇴의 길을 걷는다. 

그와 함께 잡지의 연령대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1980년대와 1990년대 후반까지는 <르네상스>, <윙크>, <이슈> 등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잡지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후반 이후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아동순정지의 약진이 눈에 띈다. 

서울문화사의 <밍크>와 학산문화사의 <파티>, 시공사의 <케이크>와 <비쥬>, 

대원씨아이의 <해피> 등 많은 아동순정잡지가 창간되었다. 

이들 아동순정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연령대가 확대되어 중학생까지를 아우르게 되었다. 

반면 <윙크>, <이슈>의 구독층은 점차 연령대가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한편 성인지는 서울문화사의 <나인>(1998) 이후 오래도록 맥이 끊겼다가 

2003년 시공사가 <오후>를 창간했으나 일년 만에 폐간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공사는 결국 <비쥬>의 폐간과 함께 2004년 6월 잡지사업부를 정리하게 된다.

 순정만화잡지는 1988년 <르네상스>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35종이 발행되었다. 

2004년 현재 서울출판사의 <윙크>, <밍크>, <슈가>, 대원씨아이의 <이슈>, 

학산문화사의 <파티>, 도서출판 허브의 <허브> 등 총 6종의 잡지가 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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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990년대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문화예술의 꽃이 만개하고 만화잡지 또한 전성기를 맞이했네요. 이 한국만화 가이드북 시리즈 중 만화잡지 편을 읽다가 한국에서 만화잡지 독자가 무려 5~6만명이던 시절도 있었던 것을 알고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Emotion Icon 


지금은 만화 플랫폼이 종이 잡지에서 웹툰으로 바뀌고 종이 잡지를 사서 보는 시대는 지나갔지만, 여전히 만화를 사랑하는 독자들만은 여전하죠. 이제 판매 부수가 아닌 클릭수와 뷰수로 그 인기의 기준이 달라졌을 뿐입니다.


서울책보고도 만화잡지 전성기이던 1990~2004년 시절의 만화잡지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답니다. 창간일 순으로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1991년 1월에 창간한 <내친구들>. 이 잡지는 특이하게 카톨릭 수도회인 성바오로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출판사인 도서출판 다솜에서 창간한 아동만화잡지입니다. 헌책방나들이 서가에서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내친구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역시 1991년에 12월에 창간한 <댕기>도 있습니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댕기>는 그 시작부터대형급 작가들이 포진해 있었다고 합니다. 

 


“강경옥, 한승원, 황미나, 신일숙, 이은혜, 김진 등이 안정적으로 작품을 공급하면서 <르네상스>와 겨루었고, <윙크>가 창간되기까지 대표적인 순정만화잡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댕기>의 화려한 작가진은 엄밀히 말해 <르네상스>의 인기작가군단을 영입하면서 구축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중반에는 소위 ‘작가 빼내기’가 잡지의 존폐를 결정할 정도로, 인기 작가들의 영향력이란 대단한 것이었다.”


 

<댕기>에 그 유명한 원수연의 ‘풀하우스’가 연재되었고, MMORPG의 시조새로 유명한 김진의 ‘바람의 나라’, 순정만화 명작 중의 명작 김혜린의 ‘불의 검’이 연재되었답니다. (아... 목록만 읊어도 감동이 밀려오네요.)

   

1991년에는 소년지도 창간되었는데요. 역시 서울책보고 헌책방나들이 서가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소년 챔프>가 바로 그것입니다. 가장 유명하게는 ‘슬램덩크’가 연재되었던 것이 유명하고, ‘검정고무신’, ‘블랙 터치’ 등이 연재되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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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1993년에 창간한 <윙크>. <윙크>는 명실상부 순정만화잡지의 대명사입니다.

 


“수많은 베스트셀러가 연재되었고, 현재 활약하고 있는 인기 만화가 중 상당수가 이 잡지를 통해 데뷔하였다. 서울문화사는 한국 순정만화가의 인력풀이 풍부하고 탄탄한 인기작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그 이유가 바로 <윙크>의 성공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윙크>에는 많은 인기작가들이 참여했다. 강경옥의 ‘노말 시티’, 신일숙의 ‘리니지’, 이은혜의 ‘BLUE’, 김숙희의 ‘에필로그’, 유시진의 ‘OUTSIDE’는 모두 창간호부터 연재되던 작품. 강경옥은 ‘별빛속에’를 잇는 감성적인 에스에프물로, 신일숙은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잇는 환상적인 판타지물로, 이은혜는 ‘점프 트리 A+’를 잇는 감각적인 로맨스물로 각자 자신이 가장 잘하는 장르에서 승부수슬 띄운 셈이다. 이 전략은 유효했다. 대형작품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윙크>는 난공불락의 인기를 얻는다.”


 

왜 이 글만 읽어도 감동적이죠?Emotion Icon 강경옥의 ‘노말 시티’, 신일숙의 ‘리니지’, 유시진의 ‘OUTSIDE’ 면면이 순정만화의 명작들이 한 잡지 안에 연재된 것, 실화입니까? <윙크>는 지금도 서울책보고 이용자분들이 가장 애정하는 잡지 중 하나랍니다.Emotion 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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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에 오시면 이렇게 한국만화잡지 가이드북과 그 가이드북에 소개된 잡지를 같이 만나보실 수 있어요!Emotion 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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