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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0

INSIDE

[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미스테리아> 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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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미스테리아> 41호

엘릭시스, 2022년 5월호

 

기획홍보팀 P대리

 

 

 

 

책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잡지 덕후다. 정기구독하는 잡지만 5종 이상이며 어떤 잡지가 언제 집에 배송되었는지도 잘 모른다. 며칠 동안 포장을 뜯지 않기도 한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잡지는 교양/문예/인문 잡지. 때로 표지만 혹은 목차만 후루룩 보기도 하지만, 잡지들을 훑어보고 시선을 끄는 주제와 필자의 글은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렇게 매달 집에 배송되는 잡지 중에서도 내가 가장 애정하는 잡지는 바로 <미스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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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는 장르소설 출판사 엘릭시르에서 펴내는 잡지로 미스터리(mystery)와 히스테리아(hysteria)라는 단어를 결합한 ‘미스터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엘릭시르 홈페이지를 보면 “한국 미스터리 장르의 토대를 단단히 다지면서 미스터리 창작과 독서의 저변을 확장시킴으로써, 미스터리라는 장르로서만 가능한 방식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지면이라고 장담합니다.”라는 자부심 넘치는 소개 멘트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자부심은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2015년 창간 이후 누적 독자 1500명이 넘으며, 미스터리 장르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은 잡지이므로.

 

22년 5월 말에 나온 <미스테리아>41호의 주제는 특별히 ‘책벌레’였다. 즉 ‘애서가의 천국과 지옥’. 미스터리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헌책방 직원인 나를 위해 준비되 주제였던 거다.(!!!) 원래도 재미있지만, 이번 호 스페셜에 맞게 “미스터리 중독자들의 ‘죽여주는’ 책들로 구성된 피투성이 목록, 너무 이른 절판의 운명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애서광들의 비망록”으로 요약할 수 있는 스페셜 기사는 면면이 흥미로웠다. 보르헤스와 움베르토 에코의 관계를 조명한 자유기고가 노정태의 글, 헌책 중에서도 희귀본을 찾는 독서광 이야기를 펼쳐내는 편집자 유진의 글, 절판된 책을 수집하는 책 도둑 이야기를 다룬 북칼럼니스트 이다혜의 글, 책을 말하는 책인 메타 픽션 미스터리 ‘비블리아’ 시리즈로 책 속의 책까지 소개하는 번역가 최고은의 글까지 하나하나가 13만권의 헌책을 보유한 고딕풍 서울책보고 안에서 읽기에 안성맞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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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기사뿐 아니라, 리옹 추리문학축제에 다녀온 서미애 작가의 여행기(이런 축제도 있었어? 리옹... 추리문학에 진심이네...), 법의학자 유성호가 미스터리 소설 속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법의학에 대해 해설해주는 연재 ‘NONFICTION’, 작가 곽재식이 별로 큰 화제가 되지 못했고 지금은 완전히 잊힌 과거의 사건 중 기이한 소재들을 골라 재구성하는 연재 ‘PULP’ 그리고 잡지 말미에 실린 국내와 해외 단편까지. 그야말로 잡스럽게 읽는 재미를 제공하는 <미스테리아>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잡지의 세계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이 참신한 기획의 미스터리 잡지 때문에, 두 달에 한 번 난 ‘읽는 설렘’을 느낀다. 미스터리의 세계를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와 미스터리로 사람과 세상을 배우는 통찰력까지, 일 년에 6만원으로 이 정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본인은 <미스테리아>와 아무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창간호부터 41호까지 모은 컬렉션을 보고 있자면, 세상 다 가진 듯한 충만함마저 느끼는데... 아마도 이번 41호 <미스테리아>에 나온 책벌레 그러니까 독서광은 바로 나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