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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8

INSIDE

[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저주토끼 Cursed B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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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저주토끼 Cursed Bunny》

정보라, 아작, 2022

 

기획홍보팀 L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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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The Booker Prize for Fiction)은 영어로 쓴 소설 중에서 우수한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는 영국의 문학상입니다. 스웨덴 아카데미의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알려질 정도로 권위 있으며, 문학상 중에 가장 큰 상금인 5만 파운드를 주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한화로는 약 8천만 원입니다. 2002년부터 2019년까지는 후원사인 맨 그룹의 영향으로 맨 부커상으로 부르기도 했는데, 2019년에 후원이 끝나면서 이제는 다시 부커상으로만 불리게 되었습니다. 1969년에 처음 시상을 시작할 때는 영연방 국적의 작가에게만 주는 부커상만 존재했는데, 2005년부터 영어로 쓰인 모든 소설에 시상하는 부커 국제상(The Booker International Prize)이 생겼습니다. 2016년에는 우리나라의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 The Vegetarian》로 맨 부커 국제상을 받으면서 많은 관심을 불러 모으기도 했습니다.


2022년 4월 7일,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Cursed Bunny》가 부커 국제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3월 10일에 발표한 1차 후보 명단에는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 Love in the Big City》도 함께 있었는데 아쉽게도 최종 후보에 오르지는 못했습니다.(편집자주 : 2022년 5월 26일,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인도 작가 기탄잘리 슈리의 소설 ‘모래의 무덤(Tomb of Sand)'이 선정되었습니다.)

 

‘부커상 후보에 오른 책이라니.’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책을 샀는데, ‘벌써 다 읽었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읽어버렸습니다. 노문학을 전공하고('노르웨이 문학 아닙니다.' 《저주토끼》, 91페이지), 현재는 대학에서 러시아와 SF에 대해 가르치는 작가가 꺼내놓은 열 개의 단편은 서늘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했으며, 있을 법하기도 하고 전혀 있을 법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Emotion Icon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야.’라는 임팩트 있는 시작 뒤에 따라붙는 개운함, 그리고 이어지는 먹먹한 신비로움_<저주 토끼>

Emotion Icon 별것 아니라고 치부되다 결국 지워지는 삶에 대한 기록_<머리> 

Emotion Icon 아무도 없는 캄캄한 골목길에서 마주 오는 저 사람은 나를 도울까? 아니면 나를 해칠까?_<차가운 손가락> 

Emotion Icon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_<몸하다>

Emotion Icon 톨스토이가 말했다. 인간은 이성을 가진 피조물이라고. 그런데 왜 인간은 이성이 아닌 폭력으로 사회생활을 하려는 거냐고. _<안녕 내 사랑>

Emotion Icon 어디선가 읽은 얘기라고 한다. 부디 실제 있었던 사건의 기록이 아닌 지어낸 이야기이길 바란다._<덫>

Emotion Icon 세상 어디에선가 전해지고 있는 민담과도 같은 웰메이드 판타지 히어로물_<흉터>

Emotion Icon 이불 밖은, 아니 집 밖은 위험하다._<즐거운 나의 집> 

Emotion Icon하늘을 떠다니는 황금 배를 곁들인 새로운 감각의 천일야화_<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Emotion Icon 선의의 체벌은 없다. 그것 또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다._<재회> 

 


옆 사람에게 무서운 이야기라고 말해줄 정도의 공포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론 저에게만 그럴 수도 있습니다. 등골이 서늘할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소름이 끼치기는 합니다.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계속 떠오릅니다. 호러와 판타지 속에, 사람에 관한 그리고 사회를 향한 메시지가 들어 있습니다. 현실과 환상의 교차점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권합니다. 

“이 책, 부커상 후보예요.” 

사실 이 말만으로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