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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 1989년 9월을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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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서울 명동(출처 : 서울사진아카이브 http://photoarchives.seoul.go.kr/)

 

Serendipity 

 뜻밖의 재미 혹은 운 좋은 발견

 

1989년 9월을 만나러 갑니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것을 말하며, ‘행운’이란 뜻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서울책보고 서가 속 헌책들 속에도 우연히 발견되는 것들이 있답니다. 예전의 메모 또는 물건들이 마치 유물처럼 발견되는데요. 헌책들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대의 흔적들은 헌책의 또 다른 매력인 듯해요. 그런데 이번에 소개해드릴 헌책 속 유물은 메모나 물건이 아닙니다. 헌책의 내용입니다.

 

바로 1989년 9월에 추석맞이 특집호로 발행된 영화잡지 《로드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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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쇼》1989년 9월호, 행운서점(5,000원)

 

잡지는 여러 글을 모아 월간, 계간 등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출판물입니다. 신문과 서적의 중간적인 성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잡지는 주로 정보 전달의 목적이 있어서 시대상을 파악하기에 더없이 좋은 자료이기도 하죠.  이번 호 세렌디피티가 메모나 물품이 아니어서 아쉬운 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로드쇼》1989년 9월호를 통해 지금부터 약 32년 전 세상을 살짝 들여다보면 매우 흥미로우실 것 같아요. 자~ 그럼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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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입니다.

소피 마르소 서울잠입. 제42회 로카르노 영화제, <미라클>vs<영웅본색3>, 성룡/왕조현/장만옥/종초홍/홍콩팬클럽 2기 모집, 박남정  콘서트 현장 중계 등 이달의 기사 제목들이 빽빽하게 나열되어 있어서 표지만 봐도 당시의 영화계와 연예계 이슈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나열된 제목들을 보니 당시에 홍콩영화의 인기가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팬클럽 모집 이벤트를 진행할 정도라니...

표지 모델은 그레타 스카치 Greta Scacchi 입니다. 1982년도에 영화 <인도에서 생긴 일>로 데뷔했고,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헐리우드에서 정점을 찍은 배우입니다. 대표작으로는 <엠마(1997)>, <레드바이올린(1999)> 등이 있고, 현재도 계속 활동 중이에요. 가장 최근에는 조니 뎁,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영화 <바바리안(2019)>에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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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 : 그레타 스카치의 최근 모습(출처 : 영국 데일리 메일 온라인, 클릭 이동), 오른쪽 : 영화 <바바리안(2019)> 포스터(출처 : 네이버 영화, 클릭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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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목차 페이지입니다.

길게 쫙~ 펼쳐지네요. 정말 아기자기한 내용이 빼곡하게 차 있습니다. 지금의 잡지 콘텐츠와 가장 다른 것이 눈에 띄는데요. 바로 비디오 가이드와 출시 소식 등 비디오와 관련된 콘텐츠가 많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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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기쁜 나래, 지구 저편의 사회문제, 뿌듯한 감격, 밝은 웃음의 행복, 풍요로운 정서를 통한 행복한 삶을 꾸며드리는 것이 추구하는 목표라고 합니다. 정말 아름답고 거창한 목표인데요. 1989년도에 비디오플레이어는 문명의 이기 역할을 열심히 수행 중이라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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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랜드는 여러분의 비디오 문화에 기여할 것을 약속한다는 문구도 역시 비슷한 감흥을 느끼게 합니다. 사실 비디오 플레이어의 보급이 확대되기 전까지 영화는 극장에서만 보는 것이었죠?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를 통해 TV로 볼 수 있었지만,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언제든지 재생시킬 수 있다는 것은 과학의 발전이 이루어 낸 일종의 문화 혁명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80년대에 비디오 문화는 방안을 극장으로 만들어줬어요. 인터넷으로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을 즐기는 현재와 아주 다르네요. 로버트 레드포드와 실베스터 스텔론의 과거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목차 기사 목록 중에 소피 마르소가 한국에 왔다는 기사가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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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5박 6일 동안 추적(?)취재를 했네요. 'De-봉~' 화장품 광고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소피 마르소는 영화<라붐(1980)>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프랑스 배우입니다. 1989년은 영화 <유 콜 잇 러브(1989)>로 또 한 번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던 시기였습니다. 소피 마르소, 브룩 실즈, 피비 케이츠는 코팅 책받침 계의 트로이카였어요. 네. 아시는 분은 다 아실 겁니다.


다시 목차 페이지로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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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뒷면에는 성룡, 왕조현,장만옥, 종초홍 팬클럽 모집 안내입니다.

회원가입을 하면 '인터내셔널 팬 클럽 홍콩 본사'에서 발행하는 회원카드를 받을 수 있고 생일날에는 스타들이 직접 생일카드를 줍니다. 그 외에도 기념품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데 실제로 모두 받는다면 정말 굉장한 혜택들이네요. 회비는? 지로용지를 보내준답니다. 1989년 당시 홍콩영화의 인기가 굉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자료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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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대결입니다.

먼저 성룡의 <미라클>과 주윤발의 <영웅본색3>의 대결입니다.

성룡, 주윤발, 매염방, 글로리아입 등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배우들이 지면을 가득 채웠습니다. 특히 매염방은 두 영화에서 모두 주연으로 활약했네요. 가수와 배우 모두 성공을 거두었던 매염방은 2003년에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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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Emotion Icon 베스트 12 라이벌 백과사전입니다. 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영화스타 12명의 매력을 비교하고 분석했네요. 성룡 vs 주윤발, 다이안 레인 vs 소피 마르소, 장국영 vs 톰 크루즈, 더스틴 호프만 vs 로버트 드 니로, 왕조현 vs 장만옥, 실베스터 스탤론 vs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서로 비교하고 각자의 매력을 분석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데요. ‘마징가Z와 태권V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같은 영원히 정답이 없는 질문인 것도 같아 살짝 허탈한 웃음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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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 엽서도 보이네요. 잡지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설문 조사 역할도 하고, 초대권이나 선물 이벤트를 위한 창구 기능도 합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를 주고받지만 예전에는 이렇게 직접 써서 우편으로 보내고 받았네요. 애독자 엽서 밑에는 아까 목차 뒤 페이지에 보았던 '홍콩팬클럽' 가입을 위한 엽서가 따로 있습니다. 둘 다 80원짜리 우표를 붙이라고 합니다. 우표를 마지막으로 사용했을 때가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요새는 우편을 보낼 때도 우체국에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보내니 우표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가까운 곳에 우체국, 우체통, 우표를 판매하는 곳을 인터넷으로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고 합니다. 동네만 검색하면 우체국, 우체통, 우표 아이콘이 쭉 뜨네요. 참 편리합니다. 클릭해보시죠Emotion Icon

그런데 초록 창에 우체통이라고 검색해도 나오는군요... 오늘도 세상살이 기술 하나가 더 늘었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가까운 사람에게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나 카드를 보내보면 어떨까요? 정성스럽게 붙인 한 장의 우표를 보고 더한 감동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꼭 해봐야겠습니다.

 

오늘은 행운서점 서가에서 발견한 영화잡지《로드쇼》1989년 9월호에 실린 내용으로 이야기했어요. 한 권의 잡지를 훑어보았을 뿐인데 1989년도를 잠깐 들여다보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사뭇 묘해지네요. 서울책보고 서가에는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추억 재생용 유물들이 남아있습니다. 꼭 한번 찾으러 오세요. 

 

오래된 책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는 복합문화공간 서울책보고, 이곳에 오면 오래된 책이 보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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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표지에 있는 '사랑해요Emotion IconMil~키스Emotion Icon저에게 89년 최고의 광고는 이겁니다Emotion Icon

섬네일 사진 : 1989년 서울
출처 : 서울사진아카이브 http://photoarchives.seoul.go.kr/photo/view/55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