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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큐레이션 도서 언박싱] 1990년 생년문고 <비디오/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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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큐레이션 언박싱 | 문고, 베일을 벗다

 

1990년 생년문고 <비디오/천국>

 

 


이번 시간에 언박싱할 문고는 바로, 2021년 4월 25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1990년 생년문고 <비디오/천국>입니다.


업로드한지 한 달 밖에 안 된 이 생년문고는 입고하자마자 바로 팔린 인기(!) 생년문고였답니다. 아마도 ‘비디오/천국’이라는 30년 지난 시집 제목이 왠지 모르게 힙해서 바로 구매하신 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저도 이 생년문고를 묶으면서는 제가 사고 싶을 정도로 욕심이 났고, 원고 또한 아주 즐겁게 작성했거든요.   


그럼, 슬슬 1990년 생년문고 <비디오/천국>에 들어간 책들을 한 권 한 권 살펴볼까요?

일단 1990년 소개를 먼저 읽어볼게요.


1990년 즈음 생년문고를 큐레이션 하면서 종종 느끼는 건, 이때가 현대사의 그 어느 해보다 급진적인 시기였다는 거예요. 출판물도, 작가도, 독자도 모두 그렀답니다. 급진적이라 함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와 개혁을 갈망했다는 의미에요. 일단 오늘 키워드가 된 H의 시집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죠? 이 시집 이야기 먼저 해 볼게요. 오늘 생년문고에 들어간 1990년 문예지에 이 시집 서평이 실려 있으므로 같이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서평을 쓴 김수복 시인은 이 시집을 이렇게 평하고 있네요. 


“후기 산업사회, 도시문화의 대표적 주자인 비디오를 매체 공간으로 하면서 천국을 꿈꾸고자 하고 있다. 이는 <상상력의 저공비행>이라는 현실의 신화적 조망에서, 도시적 일상 속으로 침투하여 훼손된 자아를 숨김없이 드러내려는 현실의 신화화, 즉 그의 표현대로 <도시적 신화>를 창조하려는 의욕들로서 상당한 시적 관심을 함축하고 있다. … H는 TV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본다.”


아. 90년에 비디오는 시대를 선도하는 미디어였던가 봅니다. 시인은 TV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고요. 그래서인지 이 시집은 모든 시 제목이, <비디오/***>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가령 첫 시 <비디오/TV는 나의 눈>부터 <비디오/천국>, <비디오/퍼스널 컴퓨터>, <비디오/환멸>, <비디오/슈퍼마켓>, <비디오/나는 채널 0번을 본다>, <비디오/플로피 디스크>, <비디오/콤팩트디스크>, <비디오/전단, 불온한 꿈, 쉿>까지 시 제목이 모두 이런 형식이랍니다.


→ 자, 이 책은 무슨 책일까요? 너무 쉽죠? 바로 지금은 절판된 시집인 하재봉의 『비디오/천국』 (문학과지성사, 199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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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키워드에 시집 제목이 들어가 있지만,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첫 책 언박싱을 진행해보았습니다.


90년 문학이 다음 시대를 향하는 동안, 90년의 사회 또한 통일과 노동 문제에 있어 급진적 논의를 이어갑니다. 이는 오늘 생년문고에 들어간 문예지를 통해 살펴보실 수 있고요.


→ <창작과 비평> 1990년 가을 호 + <세계의 문학> 1990년 가을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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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고에 들어간 또 한 권의 책인 1987년~89년 말까지 당대 지식인이 쓴 칼럼 모음을 보시면, 당대 지식인은 어떤 고민을 했는지 또한 들여다보실 수 있을 거예요.


→ 리영희, 『自由人 자유인』 (범우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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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의 문예지 두 권, 인문교양서 한 권, 1990년 #이상 문학상 수상 작품집 한 권, 시집 한 권 이렇게 다섯 권이 두껍게(!) 포장된 1990년의 생년문고. 


→ 1990년 이상 문학상 『마음의 감옥』 (문학사상사, 1990) : 현재 이상 문학상 작품집 앞표지와는 다른 당시만의 느낌을 품은 오리지널 앞표지가 돋보이는 1990년 버전 작품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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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생년문고 <비디오/천국>에는 이렇게 다섯 권이 두툼하게 묶여 있었습니다.

자유로우면서도 급진적인 1990년 생년문고.

다시 이 세트로 묶기는 어렵겠지만, 

언젠가 다시 묶을 1990년 생년문고도 기대되지 않으세요?

 

 

글 박혜은

사진 박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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