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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서울책보고

천경자 수필집 《쫑쫑》

작성일
2024.07.18.
조회수
253

오직서울책보고

 

 

천경자 수필집 《쫑쫑》

홍진출판사 / 1979년 9월 20일 초판 발행

 

 

인스타그램 업로드_2024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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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千鏡子, 1924~2015) 화백의 37세에서 46세 사이의 인생 편력을 스스로 묘사하고 있는 수필집. "깊은 우물 속에 깔린 신비한 보라색과도 같은 '한'과 '찬란한 절대 고독'의 이미지, 꽃과 뱀과 여인과 화려한 파스텔조의 환상적인 색조"로 요약되는 작품이라고 하면 쉽게 떠오르는 화가가 바로 '천경자'다. 그림뿐만 아니라 글솜씨로도 유명한 천경자 화백은 수필집을 통해 "한이 한없이 나간다"는 말을 유행시켰고, 1970년대 남태평양 풍물전을 비롯한 해외스케치전은 관람객이 줄지어 몰려들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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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화백은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재학 시절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연속 입선하면서 일찍이 화가로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1952년 뱀 그림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을 벗어나 문학적․설화적 이미지를 강조해 여인의 한과 꿈·고독을 환상적인 색채로 표현했다. 1954년부터 1974년까지 홍익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예술원 회원, 국전운영위원, 미술대전운영위원 등을 지냈다. 1998년 소장하고 있던 전 작품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여 '천경자실'에 상설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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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일이지만, 천경자 화백은 생전에 기묘한 상황으로 인해 정부와 지난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화가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정부가 나서서 진품이 틀림없다고 하는 이상한 상황이 30년 넘게 계속된 것. 한국의 '프리다 칼로'라고 불리는 천경자 화백 본인이 생전인 1991년부터 제기한 이른바 '미인도 위작(僞作)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으로부터 국가가 압류한 미술품 가운데 천경자의 '미인도'가 있었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를 소장하게 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1990년 현대미술관은 전국 순회전시를 하면서 '미인도'를 아트포스터 형태로 제작해 판매했다. 천 화백은 전시가 끝난 이듬해 지인의 연락으로 이 '미인도'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이후 "재료와 채색기법 등이 내 작품과 다르다"며 그것이 위작이라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당시 미술관 측은 자신들의 감정 결과 진품이라며 천 화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계속된 소송에서도 검찰은 물론 법원의 판결도 '미인도'는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제 화가조차 이 세상을 등진 마당에 유족들은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중이다.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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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화백은 '미인도' 위작 사건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글은 쓰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고백을 남기고 빛과 색채의 순례자답게 자신의 승화된 고독을 계속해서 화폭에 담아냈다. 비록 위작 논란 이전에 나온 책이지만 이 책에서 "내가 여자로서 가장 밝고 행복을 누렸던 시절"이라고 술회하는 화가는 그사이 인생도 많이 변했지만 작품도 그렇고 인생 역시 과거에 집착하고 싶은 생각은 없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화려한 꿈」, 「황후가 되어보는 가을」, 「산을 바라보는 마음」, 「언덕위의 양옥집」, 「분홍꽃의 추억」, 「쫑쫑」 등의 글 속에는 '한(恨)' 이전의 애틋한 인생 노래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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