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예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
『일억 번째 여름』, 『오렌지와 빵칼』 외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집필한다.
근간은 중편 소설『반고흐의 마지막 획』이다.
1) 프로젝트 헤일메리 | 앤디 위어
지금 읽기에 적기인 SF. 우리는 어떤 존재와 연대할 수 있는가. 연대에서 중요한 것은 같은 뿌리를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느냐다. 행성을 초월하여 닿는 마음들이 만들어내는 찬란한 서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도 재미있지만 원작을 읽고 나면 그 맛이 더욱 깊다. 초중반부는 나열식 설명이 많은 편인데, 미지의 친구가 등장하는 후반부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지니 페이지를 놓지 말자.
2)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셀리
낭만주의적 SF의 시초다. 절대 사랑받지 못할 괴물과 그 괴물을 탄생시켜 버린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고뇌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게 된다. 고딕 호러풍의 으스스한 분위기는 여름날에도 당신의 마음을 겨울처럼 얼어붙게 한다. 그러나 소설 안에 역동하는 삶을 향한 집념과 갈망 덕에 춥지 않을 것이다. 이 소설은 재미있고, 상상을 자극하며, 슬프다. 그래서 가치 있다.
3)저주토끼 | 정보라
SF와 판타지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단편집이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음산한 기운은 책의 마지막 장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소설을 지배하는 저주와 복수의 개념은 한국인인 우리에게는 너무나 친숙하다. SF 장르를 낯설어하는 사람을 환대해 주는 책이랄까. 기묘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 안에 어떤 응어리들이 있는지 고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4) 당신은 아직 젊고 건강하다 | 이멍
『저주토끼』가 2026년에 태어나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이 소설 또한 기이한 이야기를 모은 단편집으로, SF와 호러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든다. 일단 이 단편집은 매우 재미있다. 별의별 희한한 이야기가 다 나온다. 사람 잡아먹는 엘리베이터부터 탈모 대안 벌레, 인간으로 만든 술까지. 책 한 권으로 흥미로운 주말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5)개의 설계사 | 단요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만 등장한다. 장르는 분명한 SF지만, 읽고 나면 모르는 교수님이 작성한 모르는 전공의 개론서를 읽은 듯이 머리가 붕 뜬다. 책을 '돌파'하기보다 '탐구'하길 선호하는 독자들이 매우 좋아할 만한 작품이다. 특히 부록 「도보시오」가 무척 재미있다. 개성이 뚜렷한 문체 또한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본다. 입맛에 맞을지 안 맞을지 시험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