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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김민경 2020년 11월부터 민음사 해외문학팀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2022년부터 유튜브 민음사TV에서 세문전 월드컵, 세문전 독서클럽, 책 추천 쇼츠 등에 출연해 책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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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민음사 해외문학팀 편집자)

2020년 11월부터 민음사 해외문학팀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2022년부터 유튜브 민음사TV에서 세문전 월드컵, 세문전 독서클럽, 책 추천 쇼츠 등에 출연해 책을 알리고 있다. 

 

1) 산책 | 로베르트 발저

로베르트 발저가 상쾌한 기분으로 나가서 걸은 산책 동안 일어난 일, 만난 사람, 느꼈던 생각에 대해 말하는 에세이입니다. 발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산책자에게는 항상 무언가 이상한 일, 많이 생각해야 하는 일, 경이로운 일이 따라다니는데, 만약 이런 정신적인 면에 관심을 갖지 않거나 그런 것을 무시하려 한다면 그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산책을 하거나 여행을 할 때 꺼내 읽기에 정말 맞춤한 책입니다. 

 

2) 좀머 씨 이야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소년인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좀머 씨 이야기. 오른손에 지팡이, 등에는 배낭, 늘 같은 차림으로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40km에 달하는 호수를 한 바퀴씩 걸어다니는 좀머 씨. 그는 필사적으로 외칩니다. “그러니 제발 나를 좀 그냥 놔두시오!” 좀머 씨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잠시 일상을 잊고 싶을 때, 좀머 씨의 이야기를 읽어 보세요. 제가 수없이 반복해서 읽은 책 중 하나입니다. 

 

3)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피츠제럴드는 마흔넷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을 떠올리면 언제나 봄 같은, 풋사과 같은 싱그러움이 생각나죠.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가 파묻혀 있다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얘기를 듣고 친구네 저택에 놀러 가는 고등학생 웅거. 모든 청춘이 다 그렇듯이 이야기는 마냥 호화롭고 달콤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그래. 모두의 젊음은 꿈이야. 일종의 화학적인 광기야."

 

4) 떠오르는 숨 | 알렉시스 폴린 검스

해양 포유류. 바다에 살지만 아가미가 없어서 수중 호흡을 하지 못하는 동물들. 고래, 돌고래, 물개, 바다사자...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인 검스는 숨을 참고 들어가 유유히 생활하는 그들에게서 삶의 현명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챕터마다 글은 짧지만, 여운은 깁니다. 다시 한번 떠올립니다. 모든 것은 숨 쉬기 위함이다.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하자. 깊고 길어 평온함을 주는 심호흡 같은 책입니다. 

 

5) 서머싯 몸 단편선 1, 2 | 서머싯 몸

“현명한 여행자는 오로지 상상만으로 여행을 한다.” 서머싯 몸은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유럽과 태평양과 동아시아, 남미 등을 두루 돌아다닌 숙련된 여행자입니다. 각 나라의 정취가 담긴 단편들에는 인생 전체를 여행길 속에서 살았던 그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손에 잡힐 듯 섬세하고 날카로운 묘사로 다양한 시공간과 인물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동시에, 시니컬한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들입니다.

 

6) 이 시대의 사랑 | 최승자

최승자 선생님의 첫 시집입니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는 시구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죠. 시집 속 「내 청춘의 영원한」이라는 시는 제겐 정말 많은 의미가 있어 전문을 외우고 있습니다. 그 몇 줄 안 되는 짧은 글이, 앞이 캄캄하다 느껴질 때 몇 번이나 등대처럼 앞길을 비춰 주었다고 생각해요. 함축된 구절에 그토록 많은 마음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제겐 언제나 놀랍고 신기한 일입니다.

 

7) 야옹이 수영 교실 | 신현경 글, 노예지 그림

고양이가 모여 사는 야호 마을에 이상 기후로 폭우가 쏟아집니다. 수해를 입은 고양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어린 고양이들부터 기초 수영을 배우기로 해요.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우는 야옹이들의 우여곡절이 담긴 그림책입니다. 정말이지 이것보다 귀여운 게 세상에 더 있을까 싶습니다. 그림이 귀여운 것은 당연하고 각자만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며 야옹이들이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내용도 무척 의미있습니다. 모두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8)도토리 문화센터 | 난다

다람쥐처럼 귀엽게 생긴 도토리 문화센터. 그 자리에 대형 마트를 짓기 위해 대기업에서 스파이를 침투시킵니다. 워커홀릭에 무뚝뚝하고 냉철한 40대 부장 '고두리'는 흑심을 품고 그곳의 수업들을 하나하나 듣게 되죠. 어라, 그런데 두리 씨는 수묵화 수업을 듣고 그곳에 모인 할머니들과 교류하며 어쩐지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낯설고 비합리적이지만 마음 따뜻한 쪽으로요. 인류애가 상실된 모든 분에게 자신 있게 권해 드리는 만화입니다. 

 

9) 이다의 도시관찰일기 | 이다 

우리 동네엔 마땅히 산책할 곳도 없고, 별로 예쁜 거리도 없어. 저도 이런 생각을 늘 하는데요. 이 책을 읽고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다 작가가 도시를 산책하며 바라본 풍경과 느낀 감상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쓴 그림일기입니다. 오래 바라보고 관찰하면 새롭고 신기하고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소중한 책입니다. 소장해서 두고두고 꺼내 보고 싶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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