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Vol. 08

SPECIAL

[밑줄의 일부] '서울아트책보고’가 기대되는 이유

리스트C.jpg

▶ 벤자민 샌드스의 변형책 두 권, 출처 : 영문 위키피디아(클릭 후 이동)

 

이번 호 테마 - 아트 in 북

 

'서울아트책보고'가 기대되는 이유

 

백민철 

서울책보고 총괄PM

 

 

 

내년이면 서울책보고가 어느덧 개관 3주년이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책보고가 생긴다. 두 번째 책보고의 명칭은 ‘서울아트책보고’로 결정되었다. 

헌책이 아닌 아트북을 기반으로 한 아트북 특화 책 공간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조감도 원본.jpg

▶ 고척돔 지하에 책과 미술을 결합한 ‘제2책보고(가칭)’가 조성된다. 참고 기사 : 세계일보(클릭 후 이동



시각적 즐거움 


아트북은 활자를 읽는 것을 넘어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책이며, 그림책, 팝업북, 사진집, 일러스트북, 미술작품집, 독립출판물뿐 아니라 미술, 디자인, 건축, 패션, 사진, 음악, 영화 등 예술적 요소 및 시각적 요소가 들어간 모든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누군가는 위의 ‘아트북’ 개념에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문화적 다양성의 의미가 커지면서 한가지 개념으로 용도를 규정해놓으면 그 생각의 고정된 틀 안에 갇혀 좀처럼 자유로울 수가 없다. 

단 하나의 잣대를 갖다 대기보다는 좀 더 넓게 인식하고 바라볼 필요도 있다. 관습적으로 용어와 개념을 정의하지 않아도 경험의 정도나 시대와 공간에 따라 여러 해석이 이루어질 수 있다. 용어의 해석에 따라 의미와 개념이 각자 달라질 수 있고, 개념이 정해지면 내용을 포함하여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속에서 다른 관계에 의해 다양한 관념으로도 정의될 수도 있다. ‘독립출판’, ‘독립서점’, ‘동네서점’, ‘1인 출판’, ‘중고서점’, ‘헌책방’과 같이 다양한 ‘책’과 관련된 용어가 여러 가지 해석과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가... 

정의가 정확하게 되어있지 않다고 해서 다른 개념이 틀린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별 아트인북 03.jpg

▶ 아코디언 북

 


Screenshot 2021-10-18 at 23.21.08.jpg

▶ 팝업북 전시 - 2016 파주북소리

 


Screenshot 2021-10-18 at 23.19.23.jpg

▶ 팝업북 전시 - 2016 대한민국독서대전

 

 

서울도서관에서 '제2책보고(가칭) 조성을 위한 시민 대상 사전 조사'를 실시했다. 아트북을 알고 있는지 묻는 문항에서 참여한 시민들의 90%인 약 1,300여 명이 아트북을 안다고 답했다.

미술관, 도서관, 북 페스티벌 등과 같은 곳에서 다양한 아트북 전시들을 진행하고 있고, 아트북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서점도 많아졌다. 이런 서점들은 최근에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운영을 해오고 있었다. 

아트북 페어인 ‘언리미티드에디션’에는 입장이 힘들 만큼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그리고 도쿄, LA, 뉴욕, 싱가폴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많은 아트북 페어가 열리고 있다.

파주북소리, 대한민국 독서대전 등 여러 북 페스티벌에 전시를 기획하고 연출했을 때, 일반적인 책 전시보다 아트북 전시와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많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트북은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것이 되었다.

 

통상적인 읽기 중심의 책들이 아닌 창작자의 예술적 의도가 우선시 되어 제작된 책들이나, 기본 판형을 벗어나거나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책들이 한곳에 모여있고, 보편적이긴 하지만 비닐에 쌓여 자유롭게 볼 수 없고, 비싸서 쉽게 살 수 없었던, 다가가기에는 다소 문턱이 높은 ‘아트북’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만으로도 설레지 않을 수 없다.

 


그림3.png

예쁜책방 헤이즐(클릭 시 해당 웹사이트 이동)

 


그림1.png

▶ (왼쪽) 아트북 카페 애술린 라운지(클릭 시 해당 SNS로 이동),  (오른쪽) 더 북 소사이어티(클릭 시 해당 웹사이트 이동)

 


 

 

일상의 예술적 풍요로움 

   

두 번째 책보고가 만들어지면서 ‘책보고’의 가치와 정체성이 명확해지는 느낌이다. 이름에 이미 이 공간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고 있다. ‘보다’와 ‘보물 창고’라는 표현으로 책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고유한 가치를 입혀 보물로 만드는 새로운 책 공간이라는 차별성으로 문화향유를 지향하고 있다.

다른 문화 매체와 다르게 ‘책’이라는 것은 창의적인 공동체를 위해 공공재라고 오래전부터 사회적으로 합의된 특별한 문화 매체이기 때문에 도서관과 다른 새로운 책 문화공간인 ‘책보고’는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장하고, 문화로 우리의 삶과 일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의 가치를 추구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풍요롭게 문화향유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술을 즐기기에는 기본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접근성이 쉽지 않다. 비용과 편익의 문제, 경제적 선택과 시장 논리, 지역적, 세대 특성 등 여러 가지 문화적 불평등이 초래한다. 어려운 접근성과 고비용의 예술 문화적 불평등 해소와 문화향유의 형평성을 위해 공공의 영역에서 분배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누구나 부담 없이 편하게 아트북 기반의 다양한 예술적, 미술적 문화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민간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새로운 책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아트책보고’에서 우리의 일상을 예술과 문화로 풍요롭고 넉넉하게 채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Screenshot 2021-10-18 at 23.23.31.jpg

▶ 2016 파주북소리

 


Screenshot 2021-10-28 at 16.54.33.jpg

▶ 2017 파주 어린이 책잔치

 


Screenshot 2021-10-18 at 23.26.21.jpg

▶ 2014 북 콘텐츠 페어

 

 

 

보기 힘든 아트북을 마음껏 자유롭게 볼 수 있고, 예술과 문화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울아트책보고’는 ‘관계 맺기’가 실현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책을 쓰는 저자, 책을 읽는 독자, 책을 파는 서점, 책을 만드는 출판사 등 수많은 관계 속에 놓여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저 ‘아트북’ 단어만으로 형태화된 존재로 정의되고 개념화되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소통과 관계를 조직하고 상생할 수 있는 ‘관계 맺기’ 방식이 적극적으로 구현되는 공간이 되어야 ‘책보고’라는 브랜드로 세 번째, 네 번째 ‘책보고’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섬네일 사진 : 고척스카이돔
출처 : 내 손안에 서울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02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