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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08

SPECIAL

[음악으로 듣는 책] 앨범 재킷, 그 시각적 에필로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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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in Books #3.

 

1960년대~ 90년대 팝 음악을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트북 <1000 Records Cover>

앨범 재킷, 그 시각적 에필로그에 대하여

 

이진섭

직장인, 때론 글쟁이, 때론 DJ morebomb

 

Emotion Icon 음악으로 듣는 책 - Music In Books(MIB)는 책 속의 음악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이며, 

매 호마다 독자들을 만나러 옵니다.



 

음악 산업에서 청자들에게 전달되는 형태가 ‘앨범’에서 ‘싱글’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면서, ‘앨범 아트’는 더는 사람들에게 중심 주제가 되지 못했다. 

음반 제작자들도 한때 예술의 영역이었던, 앨범 커버에 더는 제작비를 투자하거나, 자원을 배분하지 않는다. 앞으로 대중들은 1967년에 앤디 워홀이 디자인한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 & Nico)〉의 앨범 커버나, 팝아티스트 피터 블레이크(Peter Blake)와 그의 아내 잔 하워스(Jann Haworth)가 작업한 비틀즈의〈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앨범 커버 같은 독특하고 예술적인 작품들을 만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아티스트가 일정 기간 마음과 정성을 쏟아부은 음악적 결과물은 싱글이든 디지털이든 앨범이든 아날로그든 여전히 ‘시각 표현물’과 ‘연상 언어’가 필요로 한다. 대중들은 여전히 앨범 재킷을 통해 시각적 에필로그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책 속의 음악은 음악 커버들이 수록된 아트북 《1000 Records Cover》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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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 Records Cover》책 표지, 사진 출처 : 이진섭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트북 <1000 Records Cover>

 

좀 더 예전으로 돌아가서, 1960년대 ~1990년대 이른바 ‘팝 음악의 성장기’에 나온 앨범 재킷들은 시각적 포장물 그 이상의 의미와 메시지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었다. 

앨범 커버는 아티스트의 음악 정체성과 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한 ‘시각 표현물’이고, ‘경험재(Experience Goods)’인 음악에 상상력과 궁금증으로 자극하는 촉매제였다.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은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얽힌 문제들을 자신들만의 프레임으로 인식하고, 비판하고, 표현하는 ‘창작물’로 활용하기도 했다. 


아트북으로 유명한 출판사 ‘타셴(TASCHEN)’ 은 1,000장 앨범 커버들을 모아서 1000 Records Cover를 출판했다.  

아트북 1000 Records Cover에 수록된 앨범들은 팝 음악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지만, 일러스트나 사진, 디자인 측면에서도 의미를 지닌 커버들이 많다. 책에 앨범 재킷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나 배경이 나와 있지 않아 독자들은 시각적 결과물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으며, 크레딧에 실린 아티스트와 앨범 재킷을 찾아보며, 시대적 맥락과 음악들을 들어보는 2차 경험을 시도할 수 있다. 

특히, 책 표지를 LP로 선정하여, 이 책의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와 의도를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어, 과연 아트북의 명가 ‘타셴’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Emotion Icon Beatles -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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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활동 전성기의 최고조인 1967년에 나온 앨범이다. 당시 영국은 LSD와 초현실주의, 히피 같은 문화들이 팝 문화 전반에 스며들어 있었고, 비틀즈도 이러한 경향을 자신들의 앨범 커버에 반영하고 싶었다. 하지만, 환각적인 시각 요소들이 일시적인 트렌드일거라 판단하고, 당시 팝아티스트인 피터 블레이크와 잔 하워스를 고용해 포토 콜라주와 일러스트를 결합한 형태의 앨범 커버를 제작한다. 앨범에는 당시 유명인사, 영화배우, 아티스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실렸다. 

이 앨범은 지금으로 말하면, 비틀즈가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라는 부캐를 만들어 활동하는 콘셉트 앨범이다.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발생한 ‘반체제 운동’과 자연을 찬미하는 문화인 ‘히피 운동’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대성공을 거둔 앨범이기도 하다.  

‘존 레논’이 앨범 커버에 등장하는 사람 중 예수와 히틀러의 얼굴도 넣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가, ‘피터 블레이크’가 논란의 여지가 있을 거라고 말려서, 앨범 커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뒷이야기는 유명하다. 

 

Beatles -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앨범의  1번 트랙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Emotion Icon Simon & Garfunkel - 〈Book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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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크록 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이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의 삶을 노래로 구성한 콘셉트 앨범 〈Bookends〉는 밴드의 인기가 최절정에 도달했을 때, 발매되었다. 당시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유명 사진작가 리처드 에이브던(Richard Avedon)은 두 멤버의 잔잔하고 차분하며, 사색하는 은은한 느낌을 흑백 사진에 담았다. 대개 초상화 형태의 앨범 커버는 신인 아티스트가 데뷔할 때, 그가 누구인지 알리기 위해 사용되는 전략이기도 하지만, 아티스트가 자신들의 음악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도약을 하는 시기에 사용되는 전략이기도 하다. 

‘사이먼 앤 가펑클’은 밴드의 황금기에 콘셉트 앨범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들의 음악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의미를 담아 (사색하는) 초상화 사진을 앨범 커버로 선택했다.

 

Simon & Garfunkel - 〈Bookends〉앨범의 1번 트랙〈Bookends theme



Emotion IconOasis -〈Definitely May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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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초중반 ‘비틀즈’를 필두로 한 ‘브리티시 인베이전(영국 출신 밴드 비틀즈와 후속 밴드들이 미국 시장을 흔들어 놓은 사건)’이 팝 음악계에 큰 사건이었다면, 1990년대 ‘오아시스’의 출현은 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고 할 만큼 파급 효과가 컸다.

90년대 영국에서 출몰하는 모던락, 트립합, 팝,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브릿팝’으로 통칭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는데, 그 선두에는 항상 ‘오아시스’가 있었다.

이 앨범은 1993년에 공개된  ‘오아시스’의 데뷔 앨범이다. 자유분방하면서도, 가끔은 위태롭기까지 한 밴드의 일대기를 알고 있다면, 데뷔 앨범 재킷에 담긴 멤버들의 시선과 자세가 전달하는 의미심장한 포인트들이 함께 전해질 것이다. 

 

Oasis -〈Definitely Maybe〉앨범의 1번 트랙〈Rock 'N' Roll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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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섭 

직장인, 때론 글쟁이, 때론 DJ 모범

 

 

브랜드와 서비스 마케팅으로 밥 벌어 먹고 살고 있다. 

글로벌 음반사 워너 뮤직에서 마케터로 활약했고, 대기업 롯데에서 소비재와 데이터를 경험했으며,

IT 금융 회사 업비트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네이버 캐스트와 엠넷 등 여러 매체에 음악과 여행을 엮어 글을 썼고,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보고 아이슬란드 여행 끝에 오감만족  여행에세이《살면서 꼭 한번 아이슬란드》를 썼다. 

파리의 Hotel Costes와 런던의 Cargo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라운지와 클럽에서 DJ로 활동했고, 

레코드(RE:code),리바이스(Levi’s), LG 등 여러 브랜드의 프로젝트에 음악으로 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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