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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04

SPECIAL

[테마 칼럼] 전쟁 같은 청춘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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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클릭 시 이동)

 

이번 호 테마 - 전쟁

 

전쟁 같은 청춘의 열정

 

 

 

난 영화화 된 책을 먼저 읽고 장면을 상상한 다음 영화를 보고 그 장면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면서 그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 것을 즐긴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나 아직 책을 안 읽어서 못 본 영화들도 꽤 있다. 영화를 먼저 보고 추후 책을 보고 싶어졌던 작품이 있었는데 조정래 작가의「태백산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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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이나 되는 이 책을 살 엄두를 계속 못 내고 있었는데 구하기 힘든 「태백산맥」미니북을 서울책보고에서 득템하고 조정래 작가가 서울책보고에서 북 콘서트를 할 때 사인까지 받는 행운까지 얻었다. 언젠가는 10권을 한 번에 읽으려고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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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의 소설「태백산맥」은 임권택 감독의 연출로 영화화되었고 1994년 9월 개봉을 했다. 개봉 당시 영화《태백산맥》을 빨갱이 영화라고 규정하면서 개봉하면 상영관을 불 지르겠다는 단체들 때문에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소설 「태백산맥」은 700만 부 이상이 팔렸고 80~90년대 민족문제를 고민하던 대학생들에게 일종의 필독서였지만 보수적인 정서를 가진 사람들은 이적성이 높은 불온서적으로 취급했고, 소설로 인해 작가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고발까지도 당했었다.  그랬던 소설이니 영화로 개봉을 앞두고 많은 이슈가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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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 1994년 국도극장에서 상영한 《태백산맥》을 보러 밀려든 관객들, 중앙일보, 영화 한편 보고 가세나, 4. '태백산맥'과 이철승, 2004, https://news.joins.com/article/425285(클릭 시 이동)

▶ 오른쪽 : KBS뉴스, 영화관 폭파위협...영화 태백산맥 이념논쟁, 1994,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743348(클릭 시 이동)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6.25를 수업시간에 국사 교과서로만 접했던 세대라 어떤 면에서 빨갱이 영화라고 하는지 그 당시 궁금증이 들었고 서편제의 대박 이후 임권택 감독 영화라 관심을 가지고 순전히 호기심만으로 극장을 찾았다. 워낙 유명한 배우들이 나왔지만, 무명이었던 김갑수 배우의 연기가 그 당시 크게 인상이 남았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장면에 무당 역할을 맡았던 오정해 배우가 죽은 사람들의 넋을 기리는 장면에 신현준 배우(오래된 기억이라 다른 배우일 수도 있음Emotion Icon)와 나누던 대화의 장면을 보면서 영화 《태백산맥》의 임권택 감독은 좌우 이념의 대립이 아닌 상대에 대한 관용과 사회적 이념을 떠나 그 누구라도 생명의 가치는 소중하다는 사람의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나 그 당시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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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태백산맥>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클릭 시 이동)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극장과 비디오를 통해 영화를 많이 보기는 했지만 주로 유명한 영화들을 봤었다. 그 이후로 나는 작품성과 메시지가 있는 국내외 영화들과 고전부터 독립영화, B급 영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시네마테크와 영화세미나를 찾아다니고 영화를 공부하면서 단편영화 연출과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20대 초반 나의 청춘은 전쟁 같은 열정으로 영화와 함께했던 것 같다.  서울책보고 개관 당시 서가에 꽂혀있는 그 시절에 봤던 키노, 프리미어, 스크린과 같은 영화 잡지와 영화 관련 책들을 보면서 그 시절의 열정을 기억했고, 추억하는 마음으로 잡지들을 구매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관련된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를 못했던 그때지만 지금은 영화도 잘 보지도 않고, 언제 그런 전쟁 같은 청춘의 열정이 있었나 싶고, 그때의 열정이 다시는 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4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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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청춘이라고 마냥 좋고 행복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예전이나 지금의 젊은 세대들도 전쟁 같은 청춘의 열정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즐기면서 살아가기보다는 대학, 취업, 결혼과 같은 현실과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나 또한 전쟁 같은 청춘의 열정에서 군대라는 곳을 갔다 온 후 전쟁 같은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다.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과거를 ‘이젠 없는 시간’으로, 미래를 ‘아직 없는 시간’이라고 이야기했다.      

과거는 이제는 없는 시간이지만 기억할 수 있고, 

미래는 아직은 없는 시간이지만 기대할 수 있다.

지금 현재의 나는 열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미래의 나는 과거의 나를 열정적이었다고 기억할 수 있을 것이고,

현재에서 열정적인 과거의 이젠 없는 나를 기억할 수 있기에 아직은 없는 미래의 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은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니까...

 

 

글 백민철 서울책보고 총괄PM

섬네일 이미지 : 영화 <태백산맥>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