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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03

INSIDE

[서울책보고 X파일] 오직서울책보고 - 책 추천 원고 일부와 사진 공개(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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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 X파일은 서울책보고의 전시, 추천도서, 북큐레이션 도서에 대해

내부에서만 공유된 내용을 공개하는 코너입니다.

 

서울책보고 X파일

 

오직서울책보고 - 책 추천 원고 일부와 사진 공개(상편)

 

 

1. 『김수영 전집1 시』, 1981

 

원고 일부

곧, 4.19 혁명 60주년입니다.   

예고해 드린 대로, 1960년 4월을 기억할 만한 헌책 몇 권 추천해드릴게요!

먼저, 4월 혁명의 시인이라 할 만한 김수영의 『김수영 전집 1 詩』 1981년 민음사본 초판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김수영 시인의 동생이자 전 현대문학 편집장인 김수명 씨가 편집한 책인데요. 4월 혁명 전후로 적은 그의 거침없는 시어로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답니다.

(중략)

 그 절판된 책이 서울책보고에 있습니다. 그럼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말한 바 “비속한 일상어로도 계시적 효과를 거두는 기술”을 발휘하는 그의 시를 한 번 감상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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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잡지《사상계》 1961년 4월호


원고 일부

4.19 혁명은 잡지 《사상계》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걸 아시나요? 

다음 글을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4.19세대를 자임하는 비평가 김병익은 ‘1950년대 중반의 혼란과 궁핍에서 성장한 4.19세대가 《사상계》로부터 위안을 받았고 자기를 개발할 수 있었던 바탕’이었다고 술회한다. 그에 따르면, ‘4.19가 가능하게 된 기초는 《사상계》에서 시작’되었다.” _『대한민국 독서사』 91p.

비평가 김병익의 전언처럼 《사상계》는 4.19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1960년 4월 호는 9만 7천 부를 찍었는데, 이는 그때까지 한국의 잡지 역사상 최고 발생 부수라고 합니다. 

아쉽게도 지금 서울책보고에 1960년 4월 호는 없지만, 1960년 1월/9월/10월/11월/12월 호와 1961년 1월 호가 상설전 서가인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읽기의 역사’에 꽂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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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원한 세계의 명시 시리즈_릴케, 1982


원고 일부

5월의 첫 추천 책은 『영원한 세계의 명시_릴케_장미의 기도』입니다.

장미의 계절을 맞아, 시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봄날을 맞아,

시를 읽어보면 어떨까요. 그것도 세계의 명시를. 

요즘 시집은 텍스트와 단순한 한 가지 색채 위주의 모던한(?!) 양식을 지니고 있다면,

1982년에 나온 ‘영원한 세계의 명시’ 시리즈 시집은 그 오색찬란함을 자랑합니다.

지금의 감수성과 많이 다른 스타일인데요. 

번역 또한 당시의 언어 감수성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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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뒤에 붙은 해설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릴케에게 영향을 미친 열네 살 연상의 루 살로메 이야기도 그러하거니와 ‘도이취, 루 사로메, 니이체, 베르린, 프로렌스’ 같은 80년대식 표기가 그 해설의 매력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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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조선의 귀신』, 1929, 일본어판


원고 일부

오늘은 <오직 서울책보고>에만 있는 희귀본이면서 조금 으스스한 책을 준비했어요. 무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사회학자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이 쓴 일종의 민속학 혹은 인류학 자료인데요. 그 제목은 바로 『조선의 귀신』입니다. 조선총독부 의뢰로 만들어진, 일종의 현지 인류학 보고서인 #조선의귀신 에는 1920~30년대 우리 민간신앙이 담겨 있어요.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을 효율적으로 지배하려는 목적으로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저술된 책이므로 비판적 관점에서 봐야겠지만, 고대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우리 민간신앙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1990년 민음사에서 처음 번역되어 출간된 버전이 있는데 지금은 구할 수 없고, 현재 2008년의 동문선 버전, 그리고 딱 1년 전, #민속원 의 ‘한국근대 민속.인류학자료 번역총서’ 시리즈 중 한 권으로 나온 2019년 버전 #조선의귀신 이 있어서 한국어로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책은... (짜잔) 1929년에 일본어로 나온 바로 그 원본입니다. 희귀본이라서 400,0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을 달고 있고, 책을 펴면 시큼한 향이 코를 찌릅니다. 으음~ 옛날 스멜. 가격과 향기도 놀랍지만, 안에 담겨 있는 에피소드들은 지금 관점에서 보면 뒷목을 잡게 만드는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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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님을 위한 행진곡』, 1987

 

원고 일부

이번 주는 특별히 5.18 주간을 지나고 있으므로, 오월 광주와 관련한 서울책보고의 보물 하나를 소개하려고 해요. 서울책보고 시대 展 1980년대 책장에 꽂혀 있는 노래모음집 『님을 위한 행진곡』이 바로 그 보물입니다. 민중문화운동연합에서 만들고 학민사에서 1987년 11월 10일에 발행한 이 노래책에는 해방 직후 불렸던 ‘해방가’부터 한대수와 김민기의 포크송, 흑인 영가와 진도 아리랑까지 총 209곡의 노래가 담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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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린이 잡지 《민음동화》, 1992

 

원고 일부

오늘 책 추천은 어린이 잡지 《민음동화》 1992년 첫 번째 책(통권 5호)이에요!

1990년에 창간된 《민음동화》. 당시 신문기사를 보면, 그 의의가 다음과 같이 적혀있네요.

“아동도서 출판 현실 속에서 일부 출판사가 ‘탈상업주의’를 내세우며 기획도서를 선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여름 아동문학 전문지 《민음동화》를 창간하면서 아동도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민음사가 최근 어린이책 시리즈를 시작, 1,2차분으로 15권의 어린이책을 선보였다.”

 

《민음동화》 5호는 ‘한국의 피카소’라 불린 중광스님의 그림동화가 실려 있어 또한 특별합니다. ‘엿장수’와 ‘꾀병’이라는 중광스님의 자전적 동화와 그림이 실려 있는데, 스님의 예술성 넘치는 그림이 실려 있는 잡지라는 점만 해도 소장 가치가 높은 헌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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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딱따구리 그레이트 북스 시리즈, 1970~80년대

 

원고 일부

헌책방나들이에 가지런히 꽂혀 있는 어린이 전집 중, <딱‘다’구리 그레이트 북스> 시리즈는 단연 눈에 띕니다. (현재 표기로는 ‘딱따구리’가 맞습니다.) 무려, 편집위원이 #김동리 #박목월 #천경자 등으로 라인업이 화려하고, 세계명작동화부터 우리 고전까지 100권의 면면이 다채롭습니다.


제목만 훑어봐도 레트로 감성 충만해지는데요. 『쟝발쟝』, 『명탐정 호움즈』, 『하늘을 나는 메어리 포핀즈』, 『대심해 1만 미터 탐험』, 『아아더 왕 이야기』... 등등. ‘호움즈’가 범죄 사건을 추리하고, ‘메어리 포핀즈’가 ‘샛바람’을 타고 날아오고, 해저 2만리보다 더 깊을 것 같은 ‘대심해 1만 미터’에서는 더 신나는 모험이 펼쳐질 것 같은 세계. 아, 아서왕이 아닌 ‘아아더왕’은 더 정의로울 것 같은 느낌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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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만화 『신혼일기』, 김영하, 1988

 

원고 일부

#신혼일기 #김영하만화가 #1988년 #초판 #세이북

1988년 초판본인 이 만화책을 펼치면 30여년전 감수성이 우수수 떨어지는데요.

첫 장면에서 21살 재수생 차다례는 엄마한테 “나 오늘 결혼해”라며 집을 나오고, 25살 동교태는 부모님께 “결혼식 하러 갑니다. 나중에 떡두꺼비 같은 손주 녀석 안고 올게요”라며 집을 나섭니다. 결혼 허락 절차 없이 호프집을 빌려 호프집 사장님 주례로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식을 올리고 셋방에서 중고물품으로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다례와 교태... 일단 이야기의 시작이 좀 급진적입니다. 30년 전에 부모님께 자신들의 결정을 통보만 하고 결혼을 실행하는 청년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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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민주에서 통일로:화보로 보는 김대중』, 1993


고 일부

오늘은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인 뜻깊은 날이죠? 그에 걸맞게 특별한 책을 준비했습니다. 『민주에서 통일로: 화보로 보는 김대중』. 이 책은 1993년 7월 초판 발행된 김대중 대통령 화보집입니다. 20년 전, 통일 여정에 한 획을 그은 김대중 대통령은 돌아가셨지만, 그 사상과 삶은 이렇게 여러 가지 모양의 글과 사진으로 우리에게 남겨져 있네요.

(중략)

93년에 나온 화보집이라, 비록 대통령 당선 이후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젊은 시절과 굵직한 역사적 장면들을 볼 수 있습니다. 무려 #이희호_여사_사인본 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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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근대 잡지 《월간 야담》 1961년 4월호


원고 일부

오늘은 지난 번 #조선의귀신 에 이어 여름에 어울리는, 야담집을 준비해봤습니다. 바로 《월간야담(月刊野談)》이라는 1930년대 야담전문잡지인데요. 1934년 창간호부터 1939년 종간호까지 한 권도 빠짐없이 열두 권으로 묶인 영인본이 서울책보고 #남문서점 에 세트로 묶여 있습니다.(12만원!) 《월간야담》 소개 한 번 보고 가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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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야담(月刊野談)》은 1934년 10월 10일자로 창간된 우리 최초의 야담잡지인데, 1939년 10월 통권 55호로 종간되었다. 창간호의 판권장을 보면, 저작 겸 발행인 윤백남(尹白南), 인쇄인 박인환(朴仁煥), 인쇄소 대동(大東)인쇄소, 발행소 계유(癸酉)출판사(서울·서대문동 2가 1), A5판 96면, 정가 20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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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글 박혜은

사진 박혜빈

 

 

 

 

 

'서울책보고 X파일<오직서울책보고>'는 4월 호의 <오직서울책보고 : 프롤로그> 부터 시작되어, 6월 호에 마무리되는 기획 기사입니다.
이번 호에는 전체 추천 책 20권 중 10권을 공개하였으며, 남은 10권은 6월 호의 '오직서울책보고 - 책 추천 원고 일부와 사진 공개(하편)'을 통해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