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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7

INSIDE

[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시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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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 직원이 요즘 읽는 책


《시인의 꿈》

P.B. 셸리, 민음사, 1991

 

운영관리팀 L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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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찾아 보는 〈크랙(2009)〉이라는 영화가 있다. 

1930년대 영국의 한 기숙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며, 학생들 사이 막강한 권력을 가진 다이빙 팀과 그들이 따르는 팀의 담당 교사이자 선망의 대상인 미스 G, 그리고 전학생 피아마가 나온다.  전학생 피아마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다이빙 팀 중 한 명인 파피가 수업 중에 낭송하는 시가 나레이션으로 나오는데 바로 퍼시 비시 셸리 Percy Bysshe Shelley의 〈오지만디아스 Ozymandias〉이다.


'그리고 대좌에는 이러한 말이 새겨져 있다 했지. "내 이름은 오지만디아스, 왕 중의 왕이로다. 너희 강대한 자들아, 나의 위업을 보라, 그리고 절망하라!  남은 것은 없노라. 그 거대한 잔해를 둘러싼 것은 끝도 없고 지푸라기조차 없이 저 멀리까지 펼쳐진 쓸쓸하고 평진 사막뿐.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는 거대한 조각상은 시간이 지나 부서지고 모래에 파묻혀 나뒹굴고 있음에도 여전히 소리친다.'

 

이 장면을 몇 번 되돌려 보다 시에 대해 찾아보았다. 무절제한 열망과 권력의 덧없음을 담은 메시지에 동감하며 시인의 다른 시들도 궁금해져서 (시집을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그의 시들을 묶어 놓은 책《시인의 꿈》을 주문했다. 책에는 영어 원문과 옮긴이가 번역해 준 한국어가 함께 적혀 있었다. 번역본은 오래된 어투라 나에게는 잘 와닿지 않았고, 영어 원문도 현대에 잘 쓰지 않는 용어가 많아서 마치 영국판 〈청산별곡〉느낌이었는데, 〈오지만디아스 Ozymandias〉의 경우 영화를 몇 번이고 다시보기 해왔기 때문에 영어 원문으로 읽는 쪽이 더 편했다. 책, 영화, 음악 등 한 구절이라도 취향 저격하는 부분이 있으면 계속해서 보고 듣는 편이라, 이 책도 오래 간직하며 두고두고 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