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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_META_TITLE_ 휴관일입니다.


Vol. 15

SPECIAL

[숲노래의 어제책 이야기] 헌책·옛책·손빛책으로 읽는 오늘 - 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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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의 어제책 이야기 

헌책·옛책·손빛책으로 읽는 오늘 

네 번째 이야기

 


 최종규(숲노래)

작가

 

 

Emotion Icon 숲노래의 어제책 이야기 <헌책·옛책·손빛책으로 읽는 오늘 >은  

헌책을 좋아하는 이가 들려주는 헌책 서평입니다. 매 호 독자들을 만나러 옵니다. 

 


 

Emotion Icon《요리·일기 1981 완전칼라版 家計簿》편집부, 주부생활1980.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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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조선왕조실록’이라든지 갖은 한문책을 ‘기록문화유산’으로 떠받듭니다만, 저는 달리 봅니다.

우두머리하고 벼슬아치 몇 사람 발자취는 우리나라를 이룬 삶길 가운데 티끌 하나만큼도 아닙니다.

‘적히지(기록)’ 않은 사람들 발자취야말로 참다이 ‘기록문화유산’이요,

이 가운데 하나로 ‘주부생활 송년호 특별부록’으로 나온 《요리·일기 1981 완전칼라版 家計簿》를 꼽을 만하다고 봅니다. ‘살림적이’인 ‘가계부’입니다.

‘여성잡지 별책부록’으로 찍힐 적에는 다 같으나, 사람들 손을 거칠 적에는 다 다른 살림빛으로 피어납니다.

서울 갈현동에서 아주머니 홀몸으로 아이를 돌본 눈물자국이 범벅으로 흐르는

1981년 살림순이(가정주부) 이야기가 ‘우리 역사’이지 않을까요?

임금님 이름은 ‘역사가 아닙’니다.

 

 

“오년동안 게혁 세우고 장사를 시작한다. 현금은 한푼도 엄다.

고모네돈 300만원 목공고 50만원, 이것이 빗이다.

내힘으로 이세상을 살아보렷다.

노력하면 된다.

하라 하면 된다.

오년 동안 내 힘을 다해서 살겠다.

돈이라면 고생 무릅쓰고 하겠다. 

몸맣 건강하게 해주십시요. 

이 불상한 여인을 구비살펴 주심시요.

내 잇는 힘을 다하겠습니다 …… 쌀 네가마가 올해 외상입.” 

(1980.12.29.)


“(부산에 있는) 상호가 왔다. 

용돈을 넘무 조곰 주어서 마음이 아푸다. 

내 몸은 왜 이럭에 아플까? 너무 괴롭다.” 

(1981.9.11.)


“상철이가 아버지한테 갔다 왜 완느야고 하더라. 

그래서 아버지 공낙금 좀 내주실래요 그러니까 옴마한테 달라고 하더라며 집에 와서 울었다.

 너무 게롭다.” 

(1981.11.22.)

 

 


Emotion Icon《리라국민학교 글짓기장》강정미 글, 리리국민학교1975~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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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76년 사이 배움터 모습을 찍어 겉에 담은 《리라국민학교 글짓기장》에는

 “분식하면 허약없고 혼식하면 가난없다”는 걸개글이 큼직하게 붙습니다.

이때뿐 아니라 열 해 뒤인 1985∼86년에도 똑같은 걸개글이 온나라에 붙었고,

아이들은 “도시락 검사”를 받으며 얻어맞았습니다.

흰쌀은 1/3을 넘기면 안 되고, 보리나 콩이나 조나 귀리를 꼭 섞어야 했습니다.

어린이도 어른 눈치를 보느라 꾸밈글을 쓸 때가 있으나,

어린이라서 스스럼없이 삶을 옮겨놓습니다.

어제를 어린이 눈길로 되새기고 오늘을 어린이 마음으로 가꾼다면 우리 삶터는 확 달라지리라 봅니다.

 

 

전화가 왔는데 사무실에 있는 언니가 탱크가 지나간다고 빨리 오라고 했다.

동생과 같이 뛰었다 …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고 언젠가는 남북통일이 되어 평화스러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1975.10.1.)


언니가 4명 오빠가 2명 동생이 1명이다 … 

사춘오빠와 사무실사람 4명, 또 일하는 언니 둘, 세들은 사람까지 다 합하면 18명이나 된다 … 

우리 집에 세들은 흑인 아저씨는 마음도 착하고 … 

(1976.10.12.)


그때는 아빠가 한강주유소를 하셨는데

그 주유소에 갔다가 주유소 바로 앞에 있는 구멍가게에 가서

사탕이랑 과자를 사 가지고 나오는데 …

택시랑 정면으로 받았다.

그 장면을 본 엄마는 “내 딸 죽었구나” 하시며 엉엉 울며 뛰어오자

그 택시가 뺑소니를 치려해 겨우 붙잡았는데 내가 차밑에서 기어나오며

“에이씨 옷 다 버렸어. 어떻게 엄마” 하며 옷이 온통 흙탕물에 범벅이 되어 웃으며 기어나왔다 한다. 

(1976.10.12.)


“그게 아퍼? 남자가 뭐가 아프대 그 까짓걸 가지고” 하고 한마디 하면 

“남자는 무조건 안 아퍼? 남자는 아무리 맞아도 안 아프냔 말이야. 때려 놓고서는 큰소리야. 여자라고 봐주니깐”

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뱃는다.

‘여자라고 봐주니깐’이란 소리가 머리에 남는다.

나는 그런 소리가 가장 듣기 싫다. (197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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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규(숲노래)

작가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쓴다. 

사전 쓰는 길에 이바지하는 책을 찾아 헌책집-마을책집을 1992년부터 다닌다.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쉬운 말이 평화》,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곁책》들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