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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0

INSIDE

[북큐레이션 도서 언박싱] 절기문고 : 대설 <깊게, 고요하게, 헤아리고, 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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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큐레이션 언박싱

문고, 베일을 벗다

 

절기문고 : 대설  

깊게, 고요하게, 헤아리고, 돌아보고

 2021년 12월 7일 인스타그램 업로드

 

 

 

 

이번에 언박싱할 문고는 바로, 2021년 12월 7일 인스타그램과 홈페이지에 업로드한 절기문고 <대설 : 깊게, 고요하게, 헤아리고, 돌아보고> 입니다. 이번 북큐레이션 언박싱은 조금 스페셜해요. 그동안 생년문고 언박싱만 하다가 연말을 맞아 2021년 특별 북큐레이션 주제인 절기문고 언박싱을 해보려고 하거든요. 갑자기 왜 절기문고를? 

 

이번 대설문고가 ‘대설’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알차고 좋은 책들로 구성되었거든요. 북큐레이션 소개 글을 쓰다가 제가 지갑을 꺼내 구매할 뻔... 무려 여러분께 이 문고를 출시하기도 전에요! 역시 이 문고가 머스트잇템으로 구성된 것을 바로 알아보신, 눈 밝은 우리 서울책보고 이용자분께서 당일 바로 온라인 주문을 하셨더라고요. 이런 댓글을 인스타그램에 남겨주시면서요.


“이번에도 기대되는 큐레이션이네요(박수)” _@snny_y 님


그럼, 만든 이와 구매한 이 모두가 좋아한(!) ‘대설문고’에는 어떤 책이 들어있었을까요? 

먼저 대설 절기에 관한 소개글 읽어볼게요.


여러분~! 어느새 12월,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들었어요. 건강히 잘 지내시죠? 

오늘은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을 가진 절기 ‘대설’로, ‘대설문고’ 들고 찾아왔어요. 


대설이면 눈이 많이 내려야 되는데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큰 눈도 잘 내리지 않고, 

삼한사온 현상도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해요. 

그래서 24절기 중 기후변화로 절기 현상이 가장 심하게 변하고 있는 때가 대설이라고도 합니다. 

어쩐지 요새 12월이라고 해도, 낮에는 영상의 날씨로 그리 춥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눈이 오지 않으면 농사에도 타격이 있어요. 눈은 보리의 이불이기 때문이죠.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보리 풍년이 들고, 그래서 눈이 많이 오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하죠. 

“눈은 씨앗 속에 살아있는 생명을 포근하게 덮어 씨앗이 얼어 죽지 않도록 보살펴주기도 하고,

 가끔 햇볕이 강할 때 눈을 녹여 씨앗에게 생명수를 대준다.

 가을에 심은 보리가 겨우내 얼어 죽지 않는 이유도 때때로 내리는 두툼한 눈 때문이며,

 ...한겨울 맨몸으로 겨울을 나는 벌레들도 낙엽 위 따뜻한 눈 이불을 덮어 주면

 길고 추운 겨울 동안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유종반) 여러분, 눈이 이렇게 소중합니다. 


이렇게 소중한 눈은 많은 문학가들에게도 영감을 주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제목에 대설이 들어갔거나 눈과 겨울이 들어간 문학 특집으로 묶어봤어요. 

부디 이 겨울의 문학들이 우리 세대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우리 다음에 올 세대도 펑펑 내리는 대설을 보고 소설을 쓰고, 시를 쓰기를 바랍니다. 

  

대설이라는 절기를 소개하며, 기후위기 상황도 언급해보았는데요. 우리가 절기라는 자연의 주기를 인식하며 산다는 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함께 어우러져 사는 건강한 생태계를 생각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점점 큰 눈이 없어지는 기후변화 때문에 겨울 문학과 겨울 감수성도 같이 소멸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담아 대설문고 만들어봤습니다.


[일반용] 대설 <깊게, 고요하게, 헤아리고, 돌아보고> (4권/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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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문고에는. 모두 네 권의 책이 들어있었습니다.

 



1. 대설문고 전체 네 권 사진.jpg


먼저, 첫 번째 책을 알아볼까요?


책1_“회화적 감수성과 감각적 서사”

한국문학 대표 중견작가 Y의 2010년 출간 단편 소설집. 

2008년 겨울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썼다는 표제작은 

시인 최승호의 동명 시집 『대설주의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이 외에도 이 소설집에는 계절의 정서를 담은 단편 일곱 편이 들어있어요. 

계절을 통과하며 느낄 수 있는 어떤 정서, Y소설가를 따라 느껴보시겠어요? 

*** 작가 친필 사인이 들어있어요!


→ 이 작품은 소설가 윤대녕의 『대설주의보』(문학동네)입니다. ‘보리’, ‘풀밭 위의 점심’, ‘대설주의보’, ‘꿈은 사라지고의 역사’, ‘오대산 하늘 구경’, ‘도비도에서 생긴 일’, ‘여행, 여름’ 등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있어요. 하나같이 감각적인 소설들입니다.

 



2. 윤대녕 대설주의보.jpg


윤대녕 작가의 친필 싸인은 이렇네요. 글씨체마저 감각적.

 



2-1 윤대녕 싸인.jpg


두 번째 책은?


책2_“우리 삶의 원초적 동경과 궁극의 염원”

겨울을 맞아 형이상학적 시의 세계에 한 번 빠져보시면 어떨까요. 

이 시들을 읽고 나면, 마치 대설이 내린 환한 아침을 맞듯 어떤 조용한 위로가 스며들 거예요. 

슬픔과 쓸쓸함의 정서를 잔잔하게 건넬 등단 41년차 시인의 시,

 대설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 이 시집은 고형렬 시인의 『사진리 대설』(창작과비평사)입니다.

 



3. 고형렬 사진리 대설.jpg


책3_“섬세하고 세련되게 일상의 남루함을 뛰어넘은 시집”

1957년에서 1974년까지 쓰여진 시는 어떤 시들일까요. 

1975년에 처음 나온 H시인의 시집을 40여 년이 지나 지금 읽어보니 또 새롭습니다. 

이  시에도 겨울의 정서가 한가득입니다. 

그 유명한 시구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를 만나보실 수 있는 시집입니다.

*** 이 시집 안에는 1997년 10월에 시인 이성복이 H시인의 작품세계에 관해 쓴 신문기사가 들어있습니다.


→ 이 시집은 황동규 시인의 『삼남에 내리는 눈』(민음사)입니다.

 



이전 책 주인이 정성스럽게 오려서 붙인 신문기사 한 번 보고 가실까요?




4. 황동규 삼남에 내리는 눈.jpg

 

4-1 황동규 신문기사 사진.jpg


책4_“겨울과 거울, 그 날카로운 이미지에 관통상을 입을지도 모른다”

남성 문학가들이 건넨 나긋나긋한(!) 겨울 정서를 누리시다가, 

유례없이 새로운 시를 쓰는 여성 시인의 날카롭게 번뜩이는 시어를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겨울에는 아련한 정서만 있는 게 아니라 뾰족한 얼음의 서늘함도 있으니까요. 


→ 장승리 시인의 『습관성 겨울』(민음사). 지금은 품절된 시집입니다.

 



5. 장승리 습관성 겨울.jpg


모두 책 소독기에 돌려 정성스럽게 포장한 헌책들입니다. 놓치면 아쉬운 단 한 세트의 절기문고인 대설문고. 대설(大雪)에 겨울의 고요하고 서늘한 정서를 느껴보실 분, 한 번 주문해보시겠어요?


절기문고는 생년문고와 또 다른 매력이 있죠? 생년문고가 역사와 시대를 성찰하는 큐레이션이라면, 절기문고는 매 순간 달라지는 기후를 담아 매달 두 번 우리를 일깨워주는 큐레이션으로 선보이고 있어요. 부디 이 다채로운 서울책보고 북큐레이션이 여러분의 책 고르는 재미와 책 읽는 즐거움에 작은 기쁨을 더해주는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글 박혜은

사진 박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