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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09

INSIDE

[북큐레이션 도서 언박싱] 1993년 생년문고 <꿈꾸는 인큐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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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큐레이션 언박싱

문고, 베일을 벗다

  

1993년 생년문고 <꿈꾸는 인큐베이터>

 2021년 10월 31일 인스타그램 업로드

 

 

 

이번에 언박싱할 문고는 바로, 2021년 10월 31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1993년 생년문고 <꿈꾸는 인큐베이터> 입니다. 이 문고는 월간지 기자로 일하고 있는 어떤 분이 신청해주셔서 특별히 잡지 중심으로 구성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서가에 아껴두었던 박완서 선생님 현대문학상 작품을 이 문고의 표제로 삼았습니다. 박완서 선생님 10주기인 올해가 가기 전에 박완서 특집 생년문고를 하나 만들어 보고 싶었거든요.


이 1993년 문고는. 모두 5권의 책이 들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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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5권에 대해 한 권 한 권 소개글을 읽어볼까요?


이 작품은 분단 상황 혹은 당대 여성 문제를 예리하게 포착한 작가의 핵심 주제를 다루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딸 둘을 낳고 셋째를 가졌는데 셋째까지 딸인 것으로 판명되자 

낙태를 하고 다시 임신해 비로소 아들을 낳은 화자가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이 조금 긴 단편을 읽는 내내 저는 저 자신을 비롯, 다양한 주위 여성들을 떠올렸는데요.

 이는 셋째 딸인 제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 엄마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88년과 90년에 어렵사리(!) 태어난 주변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사 한 번 같이 읽어볼까요?


“출생 당시 남초가 심각했던 시기는 1980년대 중반~1990년대 중반이었다. 

그중에서도 85년(소띠)과 88년(용띠), 90년(말띠)이 심했다.

 당시 여아 100명당 남아의 수는 85년 112명, 88년 113명, 90년 116.5명이었다.

 이같이 유례없는 출생 성비 불균형은 남아선호사상 때문이었다.

 특히 90년에는 ‘여자가 말띠면 팔자가 사납다’는 인식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남아선호사상이 있었으나 85년 무렵 초음파로 태아 성감별이 가능해지면서

 여아를 임신하면 중절하는 경우가 많아 출생 성비의 큰 불균형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성비 불균형이 사회문제화되자 정부는 1987년 태아 성감별을 금지했다.

 하지만 여아 낙태 풍조는 9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 ‘그 많던 남자애들은 어디 갔을까’, <주간동아>, 2018.5.14.


작가는 바로 기사에서 언급한 1980년대 중반~90년대 중반의 동시대 상황을 ‘꿈꾸는 인큐베이터’에 담아냅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내밀한 심리를 꿰뚫는 시선과

 내내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은 빛이 바래지 않았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 박완서 읽기를 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motion Icon 이 작품은 박완서 작가의 ‘꿈꾸는 인큐베이터’이며, 이 작품이 대상작으로 실린 작품집은 <‘93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꿈꾸는 인큐베이터>입니다.

 



이 외에도 '모더니티란 무엇인가' 를 기획특집으로 다룬 1993년 가을 문예지 한 권


Emotion Icon<세계의 문학> 69호, 1993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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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의 시민운동과 민중운동’을 특집으로 다루고 소설가 공지영, 김별아의 단편소설이 실린 1993년 가을 사회비평지 한 권


Emotion Icon <창작과 비평> 제21권 제3호, 1993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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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식민지 시대에 빛나는 동심을 잘 그려낸” H선생님의 창작동화집 한 권,


Emotion Icon 현덕 지음, <집을 나간 소년>, 도서출판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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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빗소리’, ‘초겨울밤’, ‘김현의 본명은’, ‘내 시벗 오규원은’ 등 또 다른 동시대 문인들의 이름을 과감히 시의 소재로 삼은 한 시인의 바람 소리 가득한 시집이 한 권 


Emotion Icon 황동규 지음, <미시령 큰바람>,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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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를 중심으로 묶었지만, 당시 어린이 책과 당대를 대표하는 시인의 시집까지 알차게 들어간 이번 1993년 생년문고. 이 생년문고를 픽하신 그 기자분이 “제가 신청해서 잡지를 더 많이 넣으신 건가요?”라고 물으셔서 “그렇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시리즈 글을 읽는 모든 분이 아시다시피 생년문고에는 잡지가 항상 그 중심에 있죠! 그래도 이 생년문고를 가져가신 분이 잡지가 세 권이나 된다는 사실을 특별하게 받아들이셨다면 그런걸로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물론 평소보다 잡지를 고를 때 더 고민해서 고른 건 사실이기도 하니까요. 

 

글 박혜은

사진 박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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