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무_책_추천은 <오직 서울책보고>에만 있는 희귀본이면서 조금 으스스한 책을 준비했어요.
무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사회학자 무라야자 지준(村山智順)이 쓴 일종의 민속학 혹은 인류학 자료인데요. 그 제목은 바로 『조선의 귀신』입니다. 조선총독부 의뢰로 만들어진, 일종의 현지 인류학 보고서인 #조선의귀신 에는 1920~30년대 우리 민간신앙이 담겨 있어요.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을 효율적으로 지배하려는 목적으로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저술된 책이므로 비판적 관점에서 봐야겠지만, 고대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우리 민간신앙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1990년 민음사에서 처음 번역되어 출간된 버전이 있는데 지금은 구할 수 없고, 현재 2008년의 동문선 버전, 그리고 딱 1년 전, #민속원 의 ‘한국근대 민속.인류학자료 번역총서’ 시리즈 중 한 권으로 나온 2019년 버전 #조선의귀신 이 있어서 한국어로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책은... (짜잔) 1929년에 일본어로 나온 바로 그 원본입니다 (폭죽) 희귀본이라서 400,0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을 달고 있고, 책을 펴면 시큼한 향이 코를 찌릅니다. 으음~ 옛날 스멜. 가격과 향기도 놀랍지만, 안에 담겨 있는 에피소드들은 지금 관점에서 보면 뒷목을 잡게 만드는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키죠.
“서울 인사동에 호해여관이 있는데 그 집 장녀 김진수는 당시 17세로 경성여고보 3학년에 재학중이었는데 그녀의 어머니가 중병에 걸려 빈사상태에 빠지자 부엌칼로 자기 오른손의 무명지를 절단하여 흐르는 피를 어머니에게 먹였다. 그러자 그 후 그녀의 어머니는 병의 차도가 있어 건강이 회복되었다. 그녀는 효녀로서 평판이 자자했다”(1927년 <경성일보>). 음식이나 약물로 귀신을 내쫓는 방법의 한 실례인데 이 방법 중에는 인육(人肉) 및 장기(臟器)를 사용한 실례도 있어 충격적이다. _이문재, <시사저널>.
책 안에는 소머리 사진이나 귀신 퇴치법을 표현한 그림 등 흥미로운 자료들도 같이 실려있어요. 직접 구입하지 않으셔도, 오직서울책보고 진열장에서 구경만 하실 수도 있습니다! 혹시 서울책보고 독립출판물 코너에서 #동이귀괴물집 #한국괴물백과 두 책을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더더욱 구경오셔야만 합니다.
데스크에 오셔서 #조선의귀신 보러 왔습니다, 말씀해주시면 바로 안내해드릴게요.